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이 스텔스 전투기 등을 동원해 자국 영토에 진입한 중국의 '정찰 풍선'을 격추하고 있다. 연합뉴스미국이 자국 상공에 출몰한 중국의 소위 '정찰 풍선' 사건으로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정부도 13일 자국 상공에 미국산 풍선이 자주 출몰했다며 맞불 작전에 돌입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의 고고도 기구(풍선)가 지난해 이후 10여 차례 중국 당국의 승인 없이 불법적으로 중국 영공으로 넘어왔다"며 "미국 측은 동맹국을 포함한 전 세계를 상대로 대규모의 무차별적인 감청 및 기밀절취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빈번하게 함선과 항공기를 파견해 중국에 대한 근접 정찰을 실시하며 중국의 주권을 훼손한 사실을 소개하고 싶다"며 "누가 세계 최대의 스파이.감청 제국인지에 대해 국제사회는 매우 분명하게 알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왕 대변인은 다만, 미국 풍선이 자국 영공을 넘어온 정확한 시기와 그 근거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중국 외교 당국의 이같은 입장 표명은 정찰 풍선 문제로 미국을 비롯한 국제적인 비난 여론이 커지자 미국을 상대로 맞불 작전을 펴며 전세를 역전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연합뉴스실제로 중국은 자국 영공에서 미확인 비행체가 발견됐다며 여론전을 펴고 있다. 지무신문과 펑파이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산둥성 칭다오시 지모구 해양발전국은 12일 오후 르자오시 인근 해역에서 미확인 비행체를 발견했다고 인근 어선들에 통지했다.
통지문자에는 구체적인 좌표도 제시돼 있었으며, 격추를 준비하고 있으니 인근에서 조업 중인 어민들에게 대피하라고 당부했다. 또, 해상에서 미확인 비행체의 잔해를 발견하게 되면 사진을 찍고 가능하면 인양에도 협조하라고 요구했다.
다만, 이날 발견된 미확인 비행체의 종류와 소속 등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으며, 이후 실제 해당 비행체를 격추했는지 여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한편, 미군은 현지시간으로 12일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5대호 가운데 한 곳인 휴런호 상공에서 고고도 미확인 비행체를 격추했다. 이에 따라 사우스캐롤라이나 앞바다를 시작으로 알래스카, 캐나다 북부 유콘지역에 이어 모두 4개의 미확인 비행체가 미군에 의해 격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