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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증원' 정부비판에 동원된 백혈병…"돌이킬 수 없는 상처"



보건/의료

    '의대증원' 정부비판에 동원된 백혈병…"돌이킬 수 없는 상처"

    한국백혈병환우회, 지난 14일 강서구의사회장 집회 발언 관련 성명
    "실망 넘어 참담…의사가 투병의지 꺾는 발언하는 상황, 개탄스러워"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해 병원을 떠난 전공의에 이어 의대 교수들이 오는 25일부터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결의해 의료 현장의 혼란이 가중될 전망이다. 사진은 18일 오후 서울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이동하는 의료진의 모습. 황진환 기자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해 병원을 떠난 전공의에 이어 의대 교수들이 오는 25일부터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결의해 의료 현장의 혼란이 가중될 전망이다. 사진은 18일 오후 서울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이동하는 의료진의 모습. 황진환 기자
    의사들이 정부의 의대정원 증원 추진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정부를 '백혈병', 의사는 '면역세포 백혈구'에 빗댄 표현이 도마에 올랐다.
     
    백혈병으로 투병 중인 환자들은 전공의 공백으로 인한 진료 차질을 견뎌야 하는 것도 모자라, "투병의지를 꺾는 발언을 의사로부터 듣는 현재 상황이 개탄스럽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한국백혈병환우회는 18일 성명을 내고 "강서구의사회장이 정부의 의대정원 증원을 비난하면서 백혈병을 부정적인 의미로 비유한 것과 관련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부적절한 표현일 뿐 아니라 백혈병 환자의 인권을 침해한 '막말'이라는 취지다.
     
    앞서 조용진 강서구의사회 회장은 지난 1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서울시의사회 집회에서 "의사는 국민의 건강을 지키는 면역세포인 백혈구와 같은 존재"라며, 정부를 겨냥해 "증원을 강요한다면 비정상적인 백혈구를 가진 백혈병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대로 된 교육받지 못한 의사들이 국민 건강에 해가 될지 도움이 될지는 안 봐도 뻔하다"며 "대한민국에 백혈병을 초래한 '백혈병 정부'라고 기록되길 원한다면 (의대 확대를) 강행해도 좋다"고 발언해 파장을 불렀다.
     
    환우회는 이에 대해 "일반인이 아닌 의료전문가인 의사이면서 지역의사회를 대표하는 사람이, 정부 정책을 비난하는 발언을 하며 백혈병을 부정적인 의미로 비유한 것에 대해 실망을 넘어 참담함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이어 "질병을 부정적인 의미로 비유하는 것은 환자에게 인권 침해와 돌이킬 수 없는 상처가 될 수밖에 없다"며 이번 사태에서 의료계가 수차례 '환자들을 고려하지 않은 막말'로 여론의 질책을 받고 있는 상황을 지적했다.
     
    조 회장의 발언이 헤드라인으로 보도된 기사들을 두고 환우회 회원들은 "아픈 게 죄", "보호자 가슴이 무너진다", "아픈 사람을 버리고 간 사람들이 아픈 사람을 비유해 저 따위로 말을 하나" 등의 격양된 반응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질병은 의사가 치료하지만 고통·두려움에 사로잡힌 환자가 완치에 대한 희망을 품고 열심히 투병하도록 응원하는 것은 환자 가족의 중요한 역할"이라며, 특히 거듭되는 항암치료와 조혈모세포이식을 받아야 하는 백혈병 환자들은 '완치 의지'가 더 절실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환우회는 "백혈병 환자와 환자가족, (현장을 지키는) 교수·전문의·간호사가 평상시보다 더욱 인내하고 서로 신뢰하면서 치료받고 치료하는 극한 상황에 백혈병 환자의 투병을 응원하지는 못할망정 투병의지를 꺾는 발언을 하고 있다"며 "개탄스럽다"고 비판했다.
     
    조용진 강서구의사회 회장의 발언에 대한 한국백혈병환우회 회원들의 반응 일부 발췌. 환우회 제공조용진 강서구의사회 회장의 발언에 대한 한국백혈병환우회 회원들의 반응 일부 발췌. 환우회 제공
    의료공백이 4주째 계속되면서 골수검사·항암치료 등이 잇따라 연기되고 있는 상황을 들어 "백혈병 환자의 항암치료 주기상 더는 치료를 미룰 수 없다"며, 조만간 '전공의 집단행동'이 실제 환자의 건강피해로 직결되는 "최악의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고도 우려했다.
     
    환우회는 "환자는 아프니까, 살고 싶으니까, 병원에 가서 의사로부터 치료받는 것이다. 4주 이상 전공의 의료공백으로 불편하고, 불안하지만, 살기 위해서 참고 견딘다"며 "(이러한) 환자들의 불안과 고통과 울분을 의료계와 정부가 조금이라도 동병상련(同病相憐)의 마음으로 헤아리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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