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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 안 통한다고 진료 거부하기도"…병원서 외국인 통역 지원 필요



광주

    "언어 안 통한다고 진료 거부하기도"…병원서 외국인 통역 지원 필요

    24일 전남의 한 종합병원 대기 공간. 김수진 기자24일 전남의 한 종합병원 대기 공간. 김수진 기자
    전남에 사는 외국인노동자들이 한국말이 서툴러 병원 진료를 거부당하거나 번역기에 의존해 어렵게 진료를 받고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네팔에서 한국에 온 지 1년이 된 동신대학교 대학원생 로카푼간가(24)씨는 한국말이 서툰 네팔 유학생들이 병원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로카푼간가씨는 도움이 필요한 학생과 병원에 함께 갈 수 없을 때는 전화로 네팔어를 통역하기도 했다. 로카푼간가씨는 "네팔어가 지원되지 않는 번역기가 많다"며 "한 학생이 입원 절차를 진행하는 내내 통역을 도운 적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진료를 받을 수 없었다는 경험도 전했다. 로카푼간가씨는 "말이 통하지 않으면 병원에서 진료를 거부하는 경우도 있다"며 "특히 코로나19 시기에는 외국인에 대한 두려운 시선이 겹쳐 의사소통이 어려운 외국 환자가 거부당하는 상황을 종종 접했다"고 말했다.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동신대학교 국제교육원 교직원 사이풀라예프 코빌존(26)씨도 한국어로 소통이 어려운 외국인 학생들의 진료를 도운 경험이 있다. 코빌존씨는 "수술이 필요한 한 여학생이 목포에 있는 대형 병원으로 갈 때까지 보호자가 되어 통역을 도왔다"며 "휴대전화 번호가 없는 외국인 학생들을 위해 병원에 동행해 모든 소통을 돕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학에 소속된 외국인 유학생들은 한국어가 서툰 경우 국제교육원 등의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외국인 노동자들은 이마저도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 전남의 한 종합병원에는 전체 환자 가운데 5% 정도가 외국인이지만 이들에게 진료 과정에 통역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전남의 한 종합병원에 따르면, 외국인 환자 대다수가 번역기에 의존하거나 영어로 소통하지만 휴대전화 번역기에 포함돼 있지 않은 언어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어 의료진은 환자의 증상을 정확하게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일부 외국인 노동자의 경우 아예 한국어와 영어를 하지 못해 손·발짓으로 가까스로 의사소통하며 진료를 받고 있다.

    종합병원 관계자는 "한국어를 자유롭게 구사하지 못할 때는 손·발짓으로 소통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며 "한국어 발음을 알아듣기 힘든 경우에는 어떤 증상을 호소하는지 파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번역기를 사용해도 진단 내용이 정확하게 전달되는지 확신할 수 없어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관계자는 "번역기를 사용했지만 제대로 번역이 되고 있는지 확신할 수 없을 때 가장 난감하다"며 "자치단체나 국가적인 차원에서 통역 지원을 돕거나 자원봉사자가 있다면 병원 접수단계부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올해 이민정책과를 신설한 전라남도는 하반기에 통번역을 지원하는 콜센터를 설치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할 예정으로 외국인들의 진료 편의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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