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제공물가가 3개월 연속 2%대 상승률을 기록하며 안정된 흐름을 유지했다. 다만 과일을 중심으로 여전히 농산물 가격이 크게 오른 점은 불안요소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3.84(2020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4% 올랐다.
이는 지난해 7월(2.4%)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상승폭으로, 올해 2월과 3월 3.1%로 급등했던 물가는 4월부터 2%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다만 농·축·수산물이 1년 전보다 6.5% 상승한 점은 우려스럽다. 수산물(0.5%)과 축산물(-0.8%)은 등락이 크지 않지만, 농산물이 사과(63.1%)와 배(139.6%)는 등 과일을 중심으로 13.3%나 상승했다. 배 가격 상승률은 1975년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대치다.
특히 최근 가격이 급등한 김은 28.6%나 올라 1987년 12월(34.6%)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어류, 조개, 채소, 과실 등 '신선식품지수'는 11.7%나 뛰었다. 신선어개(-1.4%)와 신선채소(-0.8%)는 하락했지만 신선과실은 31.3% 상승한 탓이다.
공업제품 물가는 전년동월대비 2.1% 상승했다. 석유류는 4.3% 올라 2022년 12월 6.3% 증가한 이후 가장 많이 가격이 올랐다.
다만 석유류·농산물 등 공급측 변동요인을 제거해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는 2.2%, 또 다른 근원물가인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2.0% 올랐다.
또 자주 구매하는 144개 품목 위주로 구성돼 실제 서민들이 체감하는 장바구니 물가인 생활물가지수는 2.8% 상승에 그쳤다.
전기·가스·수도 물가는 1년 전보다 0.9% 상승해 2021년 9월(0.1%) 이후 33개월 만의 최저 상승률에 그쳤다. 서비스 물가는 지난해보다 2.2% 상승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먹거리 등 민생 물가 안정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이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정부는 기획재정부 김병환 1차관 주재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제26차 물가관계차관회의를 개최하고, 6월 소비자물가 동향과 주요 품목별 가격 동향 및 대응방안, 민생안정을 위한 시장감시 및 경쟁촉진 강화 추진상황 등을 논의했다.
이날 김 차관은 "지난해 이후 11개월 만에 2%대 중반까지 하락하고, 농산물 가격이 전반적으로 하락하면서 생활물가 상승률도 2%대에 진입했다"며 "향후 특별한 추가 충격이 없다면, 하반기 물가는 당초 정부 전망대로 2% 초중반대로 안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누적된 고물가로 체감 물가가 여전히 높은 가운데 이번 달은 여름철 기후영향, 국제유가 변동성 등으로 물가 여건의 불확실성이 확대될 우려도 있다고 위기 요인을 짚었다.
전날(1일)부터 정부는 커피농축액 등 식품원료 7종에 할당관세를 신규 적용하고, 바나나 등 과일류 28종에 대한 할당관세를 9월 말까지 연장한 바 있다.
또 정부는 유류세 인하 일부 환원 조치 이후 부당한 가격 인상이 없도록 범부처 석유시장점검단 등을 통해 점검을 강화하고, 국제식품원료 가격 하락이 제품가격에 반영될 수 있도록 업계와 소통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