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장 고희진 감독. KOVO 제공프로배구 여자부 정관장이 운명의 플레이오프(PO) 3차전을 앞두고 있다.
정관장 고희진 감독은 26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리는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PO 3차전을 앞두고 출사표를 던졌다. "뒤로 물러날 곳이 없다"는 것이다.
정규 리그 3위를 차지한 정관장은 PO 3경기 중 2차전 1경기만 홈 구장인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치를 수 있다. 나머지 1, 3차전 2경기는 모두 2위 흥국생명의 안방인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치러야 했다.
V-리그 여자부 구단 중 가장 많은 정도의 팬들이 찾아오는 삼산 원정이 부담스러울 터. 하지만 고 감독은 이에 대한 대비책을 미리 세워놨다.
고 감독은 "흥국생명 홈 팬들의 응원 소리가 크다"며 "(이에 대비하기 위해) 구단에 요청해 훈련장에 대형 스피커를 두고 훈련했다"고 알렸다. 그러면서 "말 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의 큰 소리 속에서 훈련을 했다. 그 효과가 꼭 나타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정관장에게 이날 경기는 큰 의미가 있다. 7년 만에 포스트 시즌(PS)에 진출했고,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해 봄 배구 도전을 이어나갈지, 이대로 시즌을 마무리할지의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 감독은 외려 '여유'를 강조했다. 고 감독은 "그냥 1경기 일뿐"이라며 "여유를 가지려고 한다"는 마음가짐을 전했다. "경기에 의미를 두면 여유가 없어진다"는 이유다. 이어 "1점 1점마다 작전 타임, 비디오 판독을 생각해야 하는 등 선수들보다 판단해야 할 게 많아서 그렇게 생각 중"이라고도 덧붙였다.
주전 미들블로커 정호영의 부상은 아쉬운 점이다. 정호영은 이날도 결장한다.
고 감독은 "정호영의 통증이 줄긴 했는데, 오늘까진 안 뛰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이어 "감독은 선수를 보호해야 한다. 간절하게 뛰고 싶어 해서 저도 흔들리긴 했지만 말렸다. (챔프전이 펼쳐지는) 수원에 가서 뛰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정규 리그 막판 부상을 당한 주장 이소영의 자리는 2차전에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던 김세인이 대신한다. 고 감독은 "지금 잘하고 있는 김세인을 바꿀 이유는 없다"며 "오전에 주전 훈련에 들어갔다. 오전에도 좋은 리듬을 보였다"고 칭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