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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림보' 지진 수습에 폭발한 네팔인들…곳곳서 항의 시위



아시아/호주

    '느림보' 지진 수습에 폭발한 네팔인들…곳곳서 항의 시위

    시위대와 경찰들이 대치하고 있다. (사진=유튜브영상 캡처)

     

    네팔 대지진 엿새째를 맞은 30일(현지시간), 네팔 당국의 느린 수습에 항의하는 네팔인들의 분노가 거세지고 있다. 시위대와 경찰 간의 대치도 격화되고 있지만, 네팔 경찰은 '안전한 상황'이라고만 강조하는 등 상황을 축소시키는 데 급급한 모습이다.

    영국 텔레그래프와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29일 수도 카트만두의 버스 터미널에서 격렬한 시위가 벌어졌다. 시골로 가는 버스를 증편하겠다는 정부의 말에 수천명의 이재민들이 모였지만 버스가 부족해 불만이 폭발한 것이다.

    고향에 남겨둔 가족의 안부를 확인하거나 여진의 공포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카트만두를 떠나려고 하는 이재민들은 계속 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29일까지 카트만두를 빠져나간 주민이 23만명을 넘은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5년 전에 네팔로 돌아온 샤르마는 "카트만두에 있기가 너무 위험하다"면서 "여기저기 시신이 널려있고 악취가 나고 있다. 마실 물도 전기도 없고, 굶어 죽을지도 모르는데 일반인들에게는 아무것도 지원된 게 없다"고 말했다.

    이렇듯 정부에 대한 이재민들의 불만은 극에 달했다. 특히 이들 역시 해외로부터 많은 구호물품과 성금이 모인 것을 알고 있기에 정부에 대한 불신은 더 큰 상황이다. 정부가 구호물품을 적재적소에 신속히 배분하지도 못하고 있는데다 정부 차원의 지원도 제공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구조대원이 아버지의 부패한 시신을 잔해 더미에서 꺼내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던 19살 카키는 "정부 관계자나 장관은 이곳에 오지도 않고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시위는 갈수록 폭력화하는 양상이다. 주민들은 돌이나 나무 막대기 등을 들고 거리에 나서고 있고, 카트만두 동부 돌라카 지역에서는 시위대가 관공서 창문을 부수기도 했다.

    하지만 카트만두 경찰 관계자는 시위대에 대해 "경찰의 관리 하에 안전하게 통제되고 있다"고 공언했다. "'시위'는 없고, 다만 일부 사람들이 버스를 요구하고 있을 뿐"이라고도 강조했다.{RELNEWS:right}

    다만 네팔 정부는 재난 관리 대처의 미흡함에 대해 시인하며 사과했다. 미렌드라 니잘 정보장관은 "이번 지진이 전례없이 큰 규모였기 때문에, 사람들이 기대하는 수준에 맞추지 못한 점이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사과가 닷새 밤을 텐트에서 노숙한 이재민들의 마음을 누그러트릴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30일 현재까지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는 5300명을 넘었고 부상자는 1만 350여명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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