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자료사진 미국 역대 대통령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국회 연설은 5번째로 1993년 빌 클린턴 대통령에 이어 24년 만이다. 윤창원기자
시리아 공습을 하겠다는 건지 말겠다는 건지 혼란스럽게 말 바꾸기를 이어오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결국 시리아에 대한 군사적 응징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밤 TV로 생중계된 연설을 통해 시리아 정부의 화학무기 사용과 관련해 "미군에 시리아의 독재자 바샤르 알아사드의 화학무기 역량과 관련된 타깃에 정밀타격을 시작하라고 명령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시리아 정부군이 수도 다마스쿠스 동쪽 동(東)구타의 반군 최후 거점 두마에 대한 화학무기 공격을 벌였다는 의혹이 제기된 직후 곧바로 공습에 나설 태세였다. 그러나 시간이 조금 지나자 무력 응징에 나서지 않을 수 있음도 내비치는 등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앞으로 24~48시간 안에 중대한 결정을 할 것"이라고 말해 공습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11일 새벽에는 "스마트한 미사일이 날아갈 것"이라며 "러시아는 대비하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하루가 채 지나지 않아 "시리아를 언제 공격하겠다고 말한 적이 없다"면서 "매우 임박했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고 입장을 바꿨다.
백악관 역시 시리아 응징과 관련해 "최종 결정된 게 없다"고 밝혔고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역시 같은 스탠스를 취했다.
미국측은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대화할 것이라고 설명해 군사 응징이 훨씬 더 늦어지거나 아예 하지 않을 가능성도 내비쳤다.
이에 따라 시리아의 화학무기 공격 의혹이 객관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서방국가의 군사적 대응이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미국은 결국 시리아 공습을 단행했다. 공습에 나서기 직전 미국 정부는 시리아 정부가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증거를 '매우 높은 수준의 확신'을 갖고 있고, 공격에 쓰인 화학물질의 정체를 확인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