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그룹의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노조 탈퇴 강요'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황재복 SPC 대표이사. 연합뉴스파리바게뜨 제빵기사 민주노총 탈퇴 강요 의혹으로 구속기소된 황재복 SPC 대표가 법정에서 보석 허가를 요청했다. 이에 검찰은 그룹 차원의 회유 가능성이 있다며 반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조승우 부장판사)는 4일 오전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황 대표에 대한 보석 심문기일을 진행했다.
황 대표의 변호인은 "황 대표가 전반적인 사실관계를 인정하고 있고, 검찰도 여러 차례 압수수색과 방대한 조사를 통해 증거를 충분히 확보했다"며 "증거 인멸 우려가 없고, 도망 염려도 없다"며 석방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황 대표는 섬망이 올 정도로 지병이 아주 심하고 고령"이라며 "재판이 상당히 장기간 지속될 수밖에 없는데, 증거 조사를 구속기간 내에 다 마칠 수 없다면 무죄 추정의 원칙에 따라 석방하는 게 맞다"고 밝혔다.
하지만 검찰은 "(석방 시) SPC 그룹 차원에서 황 대표를 회유할 가능성이 농후해 심각하게 우려된다"며 "핵심 증인인 황 대표에 대한 증인신문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이 진행될 경우 황 대표의 다짐과 무관하게 SPC 측이 황 대표의 진술을 번복시켜 실체적 진실 발견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고 반대했다.
검찰은 또 "SPC그룹이 이미 일부 직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방식으로 '꼬리 자르기'를 시도한 바 있고, 공동 피고인들이 수사 과정에서 대체로 범행을 인정했으나 법정에서 부인한 것을 보면 지금도 조직적으로 진술을 관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에 황 대표는 "대장염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했는데, 빠르게 세밀한 진료와 치료를 받고 싶다"며 "갑자기 (대표이사직을) 그만두니 인수인계가 전혀 진행되지 않고 있고, 회사 업무가 정상화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검찰의 출석요구에 성실히 임했고 있는 그대로 진솔하게 진술해 왔다"며 "1,2차 공판에서 말한 대로 검찰 증거를 기준으로 최선을 다해 성실히 재판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2019년 7월에서 2022년 8월 SPC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 조합원들에게 탈퇴를 종용하고 승진 인사에서 불이익을 준 혐의 등으로 지난 3월 22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허영인 회장과 함께 재판받는 그는 지난달 18일 첫 공판에서 "허 회장 지시에 따른 것"이라며 혐의 대부분을 인정했다.
반면 허 회장 측은 "제빵기사들에게 민주노총 조합 탈퇴와 한국노총 가입을 권유했지만, 불이익을 위협하는 등 불법적인 방식은 아니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황 대표와 허 회장은 각각 지난달 24일과 27일 보석을 청구했다. 허 회장의 보석 심문은 오는 9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