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이미지 제공콘솔(console) 게임. 단어는 많이 들어봤지만 정확히 어떤 게임을 말하는 건지 모르시는 분들도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콘솔 게임은 게임 장르라기보다는 게임을 하는 방식인데요. 콘솔 게임은 컴퓨터나 비디오 게임용 기기와 게임용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텔레비전이나 모니터 화면에서 플레이하는 게임을 칭합니다.
콘솔 게임을 할 수 있는 기기는 많지만, 대표적으로는 플레이스테이션, 닌텐도, Xbox가 있죠. 네 맞습니다. 우리가 오락기를 떠올리면 머릿속에 그려지는 조종 장치. 그걸 바로 콘솔이라고 부르고, 콘솔로 진행할 수 있는 게임을 '콘솔 게임'이라고 하는 거죠!
"이게 뭐야?" 1세대 콘솔 게임기…마그나복스 오디세이
마그나복스 오디세이. 넥슨 제공콘솔 게임을 즐긴다 하시는 분들도 '마그나복스 오디세이(Magnavox Odyssey)'는 좀 낯설 수도 있겠습니다. 마그나복스 오디세이는 1972년 9월에 발매된 세계 최초의 가정용 비디오 게임기입니다. 랄프 베어가 최초의 거치형 콘솔 게임기를 개발했습니다.
1세대 게임기라고 부르는 이유가 있는데요. 게임 조작 방식이 굉장히 간단합니다. 지금의 콘솔 역할을 하는 기기에 '게임 카드'를 꼽고, 콘솔이 연결된 TV 모니터에 '오버레이'라고 부르는 셀로판지를 손으로 직접 붙입니다.
마그나복스 오디세이 구성품 중 TV에 붙이는 '오버레이'. 넥슨컴퓨터박물관왜 셀로판지를 붙이냐고요? 지금은 우리가 모니터에 기기를 연결하면 모니터에 게임 그래픽이 나오지만 당시에는 그래픽을 구현해 내는 기술이 없었어요. 셀로판지로 게임 화면을 대체하고 그 위에 콘솔 기기가 움직이는 플레이어가 정사각형 네모 형태로 표시돼 게임이 진행되는 겁니다. 주로 탁구, 테니스, 하키 같이 공이 왔다 갔다 하는 게임들을 즐길 수 있습니다.
마그나복스 오디세이는 1984년까지 꾸준히 콘솔 시리즈를 내놓았지만 '최초'라는 타이틀 이후로는 큰 성적을 거두진 못했어요. 그래도 발명자인 랄프 베어는 첫 가정용 비디오 게임기를 발명했다는 공로를 인정받아 IEEE(전기전자공학자협회)이 평생 명예 회원이 됐다고 합니다.
콘솔 게임은 북미 시장 진출 위한 '교두보'
요즘 다시 '콘솔 게임'에 도전하는 게임사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집집마다 보급돼 있는 PC게임도 아니고, 어디서든 즐길 수 있는 모바일 게임도 아니고 왜 콘솔 게임일까요? PC와 모바일 게임 이용자들을 추가로 확보해 파이를 키우기가 어렵다 보니 새로운 시장을 열어 판도를 바꾸겠다는 게임사들의 포부가 그 이유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2023 게임백서에 따르면 2022년 콘솔 게임 시장의 전체 매출이 4.9% 하락할 것으로 예측됐지만 오히려 시장이 확대됐습니다. 신규 콘솔 게임이 대거 출시되고 콘솔 게이머들이 많아지면서 콘솔 게임 시장도 커졌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특히 미국 청소년 중심으로 콘솔 게임의 인기가 상승했는데 미국의 경우 인구 3분의 2 이상이 콘솔게임을 즐기고 있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퍼스트 디센던트 전투 장면. 넥슨 제공한국 게임사들은 북미시장을 노리면서 콘솔 게임을 개발해 출시하고 있습니다. 국내 게임 시장의 성장에 한계를 느끼고 해외로 눈을 돌린 게임사들은 중국에 도전장을 냈지만 중국 당국의 규제 때문에 좀처럼 큰 성과를 내기가 어려웠어요. "그럼 북미로 가보자"며 도전장을 낸 거죠. 북미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서 이들에게 익숙한 콘솔 게임으로 관심을 끌어보자는 생각이었던 겁니다.
때마침 정부도 나섰습니다. 이번 제3차 콘텐츠산업진흥 기본계획에 무려 '콘솔게임 집중육성 계획'이 포함됐어요. PC, 모바일 게임과 달리 콘솔 게임은 평균 제작기간이 2년 5개월로 긴 편이라 제작비도 훨씬 많이 들어가거든요. 이재홍 한국게임정책학회장은 "대기업들은 방향을 전환해 콘솔 게임을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이 되지만 중소기업은 쉽지 않다"며 "정부가 큰 각오로 게임 산업에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넥슨 '퍼스트 디센던트' 출시…엔씨·네오위즈 등 콘솔 시장에 도전
퍼스트 디센던트 전투 장면. 넥슨 제공100년 전 다른 세계에서 온 침략자인 '벌거스'와 '거신'에 인류는 처참히 패배합니다. 이에 인류는 선대의 운명을 계승해 다시 힘을 모아 반격에 나서죠. 침략자 벌거스는 선대가 남긴 사명, '종족의 생존'을 명분 삼아 전쟁을 일으켰습니다. 이렇게 선대의 운명을 계승한 종족 간의 전쟁이 퍼스트 디센던트의 세계에서 펼쳐집니다.
넥슨이 지난 2일 정시 출시한 '퍼스트 디센던트'는 넥슨이 처음으로 시도한 루트슈터 장르의 콘솔 게임입니다. 루트슈터는 주로 3인칭 슈팅게임(TPS)과 역할수행게임(RPG)이 합쳐진 장르입니다. 이용자들은 각각 다른 기술을 보유한 캐릭터를 선택해 미션을 수행하고 총으로 적을 무찔러야 합니다. 캐릭터 19종, 11종의 총기와 22종의 궁 무기를 활용해 다양한 액션을 즐길 수 있는 점이 장점으로 꼽힙니다.
넥슨은 한국 게임사 중에서 콘솔작이 많은 편인데요. 특히 이번 퍼스트 디센던트는 PC와 콘솔 플랫폼을 넘나들며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해외 시장에서도 반응이 아주 좋습니다. 스팀 최다 매출 게임 1위에 등극하고, 동시 접속자 최다 플레이 게임 5위를 기록했습니다.
배틀크러쉬 전투 장면. 엔씨소프트 제공엔씨소프트가 지난달 27일 사전 체험을 해볼 수 있는 '얼리 액세스'로 출시한 '배틀크러쉬'도 콘솔 게임으로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퍼스트 디센던트가 비교적 무거운 세계관을 지녔다면 배틀크러쉬는 귀여운 편에 속합니다. 캐릭터들이 좁아지는 지형 안에서 적들을 무찔러 끝까지 살아남으면 승리하는 게임입니다. 역시 콘솔 게임으로 닌텐도 스위치, PC와 모바일에서 즐길 수 있습니다.
그 밖에도 네오위즈의 'P의 거짓'은 지난해 9월 정식 출시된 지 한 달 만에 전 세계 누적판매량 100만 장을 돌파하며 큰 인기를 끌었어요. 시프트업의 '스텔라 블레이드'도 북미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게임 업계의 불황속에서도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는 게임사들의 '반격'이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