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위원들 "큰일났다", 정진석은 망연자실…혼돈의 계엄 그날[영상]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7차 변론에서는 긴박했던 계엄 직전 상황을 일부 재구성할 수 있는 증언들이 나왔다. 부랴부랴 대통령실로 모여든 국무위원들은 "큰일 났다"고 했고,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고 한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은 11일 윤 대통령 탄핵심판 7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해 관련 증언을 했다.
이 전 장관은 계엄 선포 당일인 작년 12월 3일 오전 7시30분쯤 국무회의 조찬간담회에 참석했고, 자리에 함께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윤 대통령이 저녁 9시쯤 대통령실로 들어오라고 한다"는 말을 들었다. 당시만 해도 이 전 장관은 이유를 확인하진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전 장관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과 함께 이날 김장 행사 참석차 울산으로 내려갔다. 송 장관에게는 대통령 호출을 알리지 않고, 행사 뒤 예매한 항공편 대신 KTX를 이용해 서울로 급히 왔다.
KTX 안에서 이 전 장관은 '보안폰'(비화폰)으로 김 전 장관과 통화했다. 김 전 장관은 '도착하는대로 용산으로 들어오라'고 말했다.
이 전 장관이 대통령실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8시40분쯤, 이보다 먼저 김 전 장관과 박성재 법무부 장관이 있었다고 한다. 이어 한덕수 국무총리와 김영호 통일부 장관, 조태열 외교부 장관, 조태용 국정원장 등 총 7명이 집무실에 자리했다.
다만 이 전 장관은 국회 대리인단이 "오후 9시 이전에 오라고 한 7명은 윤 대통령이 개별적으로 직접 전화해 부른 사람이라고 한다"고 질의하자, "몰랐다"고 답했다.
7명이 모인 이때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려 한다는 것을 알게 됐고, 한 총리와 이 전 장관이 만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이 전 장관은 주장했다.
이윽고 누군가 국무회의를 해야 한다고 했고 국무위원들이 대통령실 대접견실로 모여들었다. 윤 대통령은 대접견실로 왔다가 의사정족수가 안 채워진 것을 알고 돌아갔고, 요건이 되는 11명이 모이자 정장을 입고 대접견실로 다시 와 중앙에 앉았다.
이 전 장관은 국회 대리인단이 계엄 선포 전 국무위원 소집 상황과 관련 "윤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해야겠다면서 '이건 수석들도 모른다. 우리 와이프도 모른다. 알면 화낼 거다'라는 말을 했냐"고 묻자 "네. 했다"라고 답했다.
신 실장의 경우 당일 공관에 있다가 오후 9시19분쯤 '윤 대통령이 수석비서관 회의를 소집했다'는 보좌관의 얘기를 듣고 대통령실로 향했다. 오후 10시1분쯤 도착해 5층 대기실로 갔는데, 그 자리에는 김태효 안보실 1차장, 이도운 홍보수석, 김주현 민정수석, 홍철호 정무수석 등이 있었다고 한다.
이어 신 실장은 대통령 집무실로 향했는데, 그 곳에 "정진석 비서실장 혼자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앉아있었다"고 증언했다.
신 실장은 "무슨 일이냐"고 물었고, 정 실장은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기 위해 대접견실에서 국무회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때 윤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마친 뒤 복도로 나왔고 정 실장은 "대통령님 그것은 절대 안 됩니다"고 만류했고, 신 실장도 함께 반대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를 위한 대국민 담화를 하러 간 뒤, 신 실장은 대접견실로 내려갔고 이 자리엔 한 총리와 조 장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등이 있었다고 한다. 신 실장이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묻자 이들은 "큰일났다"고만 했다.
한편 신 실장은 윤 대통령이 '비상한 조치'를 언급한 시점은 작년 3월 말에서 4월 초, 삼청동 안가 만찬에서였다고 밝혔다. 이때 신 실장은 "썩 유용한 방법은 아니다"라고 조언했다고 증언했다.
2025.02.11 2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