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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일반

    김종훈은 왜 전격 사퇴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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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내정자가 전격 사퇴를 선언했다.

    김 내정자는 4일 국회정론관에서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이제 조국을 위해 헌신하려 했던 마음을 접으려 한다"며 자진 사퇴 입장을 밝혔다.

    김 내정자는 기자회견에서 "대통령 면담조차 거부하는 야당과 정치권 난맥상을 지켜보면서 제가 조국을 위해 헌신하려 했던 마음을 지켜내기 어려워졌다"면서 자진사퇴의 이유로 정치권의 난맥상 특히 야당의 비협조를 들었다.

    김 내정자는 또 "우리 대한민국은 과학과 ICT(정보통신기술) 산업을 생산적으로 융합해 새로운 일자리와 미래성장동력을 창출해야 미래를 열 수 있다"면서 "저는 그 비전에 공감하고 나라의 미래를 위한 박 대통령의 선택에 감명받아 동참하고자 했으나 국가의 운명과 국민의 미래가 걸린 중대한 시점에 국회가 움직이지 않고 미래창조과학부 둘러싼 논란과 여러 혼란상을 보면서 조국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려던 저의 꿈도 산산조각이 났다"고 사퇴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김 내정자의 사퇴배경에는 몇 가지 의구심이 인다.

    첫째, 사퇴기자회견장을 국회로 택한 점이다. 둘째 사퇴의 이유로 정치권의 난맥상 특히 야당의 비협조 문제를 제기한 점이다.

    우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려면 국회의원의 소개가 있어야 하는데 김 내정자는 서상기 국회 정보위원장의 소개로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서 의원 측 보좌관은 "정론관이 비었는지 알아보라고 해서 장소를 잡았다"고 말했다.

    정부조직법이 통과되지 않아 미래창조과학부가 없지만 청문회를 준비하는 교육과학부가 아니라 국회를 택한 것은 정치적인 의도성을 내포했다는 의문을 갖게 한다.

    김종훈 내정자는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깊은 관련이 있다는 점이 청문회에서 제기될 핵심 쟁점이었다. 2001년 5월부터 9월까지 정보기관의 전면 쇄신을 위한 민간위원회에 참여했고, 2007년부터 2011년까지 CIA의 외부 자문위원으로 활동했으며, 1999년부터 2005년까지는 CIA가 설립한 비영리 공익 벤처캐피털 회사인 인큐텔에 이사로 참여했다. 10년 이상 CIA와 어떤 식으로든 관련을 맺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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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을 둘러싼 여러 의혹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은 채 정치권 특히 야당의 책임만 언급한 것도 의문으로 남는다. 김 내정자의 자진사퇴에 이어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는 야당을 구석으로 몰아 퇴로를 봉쇄하는 것과 다름없는 것이다.

    김 내정자에 대해서는 그동안 CIA와의 관련성과 한국에서의 부동산 매집, 그리고 한국벨연구소 설립 과정에서 기술이전을 봉쇄한 계약 내용 등의 의혹이 제기됐다.

    이같은 의혹에 대해서는 일체 해명이 없이 조국을 위해 헌신하려 했는데 좌절이 됐다는 억울함을 호소하며 전격 자진 사퇴했다.

    김 내정자가 "제가 미국에서 일궈 온 모든 것을 포기하고 마지막으로 저를 낳아 준 조국을 위해 헌신하고자, 남은 일생을 바치고자 돌아왔다"고 밝혔지만 가족들의 국적을 바꿀 생각은 없다고 해 그의 발언의 진정성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김 내정자가 중학교 때 이민을 간만큼 한국의 문화나 조직 특성에 대해서는 문외한일 수밖에 없다. 김 내정자가 전격 기자회견을 갖고 사퇴하는 것도 이를 반증하는 것이다.

    사퇴 이후 행보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언급이 없어 전격사퇴가 충동적으로 이뤄진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김 내정자가 전격 사퇴를 왜 결심했는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청와대도 김 내정자의 갑작스러운 사퇴 발표에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BestNocut_R]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김 내정자의 사퇴 선언 직후 "아침에 (청와대 내부) 회의할 때도 그런 얘기가 없었고 우리도 기사를 보고 알았다"며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국회 정보위원장인 서상기 의원이 김종훈 내정자의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을 주선하면서 그 사실을 청와대와 공유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럴 경우 박근혜 대통령이 사전에 김 내정자의 사퇴를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김종훈 내정자의 전격 사퇴 선언이 미국적 사고와 행동에 익숙한 자신의 단독 결정인지 아니면 박 대통령과의 사전 교감아래 이뤄진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김 내정자의 사퇴는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불식시키고 정부조직 개편을 둘러싼 논란의 책임을 야당에게 돌리는 효과를 가져온 것은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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