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컷뉴스
- 입학, 성적 조작 비리 국제중, 고 폐지
- 귀족화, 슬럼화 부추기는 자사고도 폐지해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3년 6월 12일 (수) 오후 6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박홍근 민주당 의원
◇ 정관용>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국제중 또 국제고등학교 그리고 자율형 사립고. 이걸 모두 폐지하자 이런 법안이 발의가 됐네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아들의 입학문제로 불거지기 시작했는데 결국 감사결과 신입생 선발과정에서 성적까지 조작했다 그래서 지금 검찰의 수사, 감사원 감사까지 받고 있는 상태죠. 이런 가운데 아예 이걸 폐지하자라는 법안이 발의된 겁니다. 민주당의 박홍근 의원이 대표 발의했어요. 박 의원 안녕하세요?
◆ 박홍근> 네,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지금 여기에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이죠?
◆ 박홍근>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어느 항목을 어떻게 바꾸는 겁니까?
◆ 박홍근> 현재 각종 학교의 설치나 운영에 대한 규정이 법이 아니라 시행령으로 위임되어 있습니다.
◇ 정관용> 그래요?
◆ 박홍근> 그래서 국제중학교하고 국제고등학교 또 자사고를 삭제하는 겁니다.
◇ 정관용> 시행령 상에서 뺀다는 거예요? 아니면 법안에서 뺀다는 겁니까?
◆ 박홍근> 법안으로 이것을 규정하는 거죠. 그동안은 시행령으로 돼 있는 것을 법안으로 하기 때문에 학교의 설치뿐만 아니라 운용의 법적 근거가 없어지기 때문에 더 이상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신입생을 선발할 수 없게 된다는 것입니다.
◇ 정관용> 아예 그러니까 설립할 수 있는 법적 근거 자체를 없애버린다?
◆ 박홍근>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러면 특목고 이런 거 있잖아요. 과학고 또 외국어고, 예체능고 이런 거 있죠? 그런 학교들은 어떻게 합니까?
◆ 박홍근> 그런 특목고나 특성화 학교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는 건 아닙니다. 과학고나 외고, 체육고, 마이스터고 이런 게 특목고거든요. 그건 지금과 같이 운영이 될 거고요.
◇ 정관용> 그건 그대로 놔두고?
◆ 박홍근> 네, 그렇습니다. 학교 교육이 다양해지고 특성화된다는 것에 대해서 저도 조금도 반대하지를 않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대상이 되는 건 국제중, 국제고, 자사고 딱 세 가지에요?
◆ 박홍근>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국제중, 국제고는 몇 학교씩 없죠?
◆ 박홍근> 네, 그렇습니다. 현재 국제중 이번에 문제된 2개 학교를 포함해서 4개가 있고요. 국제고도 마찬가지로 그 국제중학교와 같이 4개가 있습니다. 그리고 자율형 사립고는 총 52개가 있습니다.
◇ 정관용> 자사고는 좀 숫자가 많이 있어요. 52개. 모두 합하면 60개의 학교를 아예 폐지하자 이건데. 지금 쟁점이 되는 건 국제중, 국제고 부분인데 자사고를 여기에 넣으신 이유는 뭡니까?
◆ 박홍근> 자사고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대선공약의 일환으로 추진된 제도거든요. 1년 등록금이 평균 383만원, 일반 고등학교의 3배에 달합니다. 그래서 만들어질 때부터 귀족학교다 이런 비판을 많이 받았거든요. 실제로 제가 지난 3월에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25개 자사고의 한부모가정 입학자의 학부모 직업 자료를 제출받아서 분석해 봤습니다.[BestNocut_R]
그랬더니 53%가 교수, 의사, 기업체 대표 이런 부유층 자녀로 조사되더라고요.
◇ 정관용> 자사고의 경우?
◆ 박홍근> 네. 그런데 최근 들어서 이 비싼 학비에도 불구하고 명문대 진학률은 일반고하고 별다른 차이를 보이고 있지 못하고요. 그러니까 결국은 지원자 수가 크게 감소했고 아예 정원도 충족을 못하는 데가 있었고요. 그래서 작년에는 서울의 용문고, 동양고 이런 데가 일반고로 아예 전환을 했습니다.
◇ 정관용> 그런 경우도 있죠.
◆ 박홍근> 그래서 애초의 취지대로 학교의 특성을 살리지 못하고 오히려 특권교육의 통로다 이렇게 비판을 많이 받고 있기 때문에 일반 학교로 전환이 반드시 돼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 정관용> 얘기 나온 김에 자사고라고 하는 게 원래 사립고등학교들이 자기들이 나름대로 교육과정도 다채롭게 해 보겠다라고 하면 허가를 해서 자사고로 설립하게 해 준 거 아니겠습니까?
◆ 박홍근> 네, 그리고 지원을 해 주는 거죠.
◇ 정관용> 대신에 국고에서 그쪽으로 나가는 지원은 좀 줄이고 그걸 가지고 다른 공교육 쪽에 투입하고 그리고 자사고가 마음에 안 들면 학생들은 안 가면 되고. 이런 취지였던 것 같은데 아예 그 설립의 법적 근거를 폐지할 만큼의 문제가 있을까요?
◆ 박홍근> 그건 말씀드린 것처럼 애초에 자사고로 인해서 학교는 나름대로 고등학교 때부터 서열화가 되고 있습니다. 특목고도 그런 면에 기여한 부분이 있는데요. 그래서 그런 너무 학교 자체를 귀족화하고 있다라고 하는, 일반 학교를 오히려 슬럼화하는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라고 하는 비판이 있고.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결국은 그래서 이게 별다른 진학률에서 차이도 못 보이는데.
◇ 정관용> 이게 자사고가 꼭 명문대학에 진학시키기 위해서 자사고로 만드는 것. 그런 건 또 우리가 지양해야 한다고 했기 때문에. 명문대 진학률 가지고 이게 성과가 없다라고 말하기는 조금 논리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 같은데요?
◆ 박홍근> 그런데 자율형으로 했으면 그만큼 자기의 책임을 가지고 운영을 해야 하는데 실제 학생들은 다 정원을 채우지도 못하는 상황이 지금 발생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애초의 제도 도입의 시작과는 정반대의 결과가 드러나고 있는 것이거든요.
◇ 정관용> 아무튼 설립 취지와 지금의 문제. 그 가운데 조금 논란이 예상되는 대목이고. 또 사실 국제중, 국제고등학교도 조기 유학 같은 것을 막아보자. 이런 취지도 있었는데 물론 지금 입시비리가 워낙 커서 국민적 공분이 되고 있지만. 이걸 오히려 감시감독을 철저히 해야 할 대상으로 보는 시각도 있거든요. 아예 폐지할 거냐, 아니냐. 이런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세요?
◆ 박홍근> 물론 여당과 정부에서 그렇게 의견을 어제 당정협의를 통해서 이야기를 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보기에는 지금 그렇게 보완해서 될 문제는 아니다. 이게 지금 서울시 교육청에서 국제중 지정 취소에 대해서 검토하겠다 이런 정도인데. 여러 가지 대규모 비리가 드러나지 않았습니까? 그러면 결국 학교는 계속 유지할 거고 여론이 잠잠해지면 폐지 논란도 사그라들고 말 겁니다. 그래서 여당이나 정부가 얘기하는 이 보완론은 결국 버티기의 일환이다, 이렇게 의심을 할 수밖에 없고요. 당장 지금 대전이나 울산 이런 데에서도 새롭게 만들려고 하고 있거든요. 빨리 이 문제를 정리해 주지 않으면 계속 이런 논란, 어떤 소모적인 논쟁 이런 것은 반복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실제로 특권학교로 판명난 이런 학교들에 대해서 폐지를 하고 일반학교로 전환하는 게 마땅하다고 보고 있는 것입니다.
◇ 정관용> 그렇다면 지금 그 학교에 다니고 있는 학생들의 경우에는 어떻게 하죠?
◆ 박홍근> 그것은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현재 이 법이 통과되더라도, 다니고 있는 대학생들은 입학 당시의 학교 제도를 따르거든요. 그것에 따라서 졸업하면 되는 거고요. 앞으로 선발되는 신입생에 대해서 일반학교 선발규정을 적용하는 겁니다. 그래서 지금 대학생들이 완전히 졸업을 해야 일반학교로 전환되는 그런 의미로 보시면 되겠습니다. 기존 학생들에게는 피해가 없습니다.
◇ 정관용> 이런 학교에 가려고 준비하고 있던 학생들의 경우도 약간 피해는 예상이 되는데요.
◆ 박홍근> 그렇게 본다면 그것도 피해일 수 있겠습니다마는 이 제도 자체의 변경에 대해서 미리 이것을 고쳐주는 게 오히려 예측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 정관용> 지금 쟁점이 된 게 국제중학교이기 때문에 국제중, 국제고에 대해서는 조금 아까 박 의원이 언급하신 것처럼 서울시 교육청도 폐지 검토한다. 교육부도 서울시 교육청이 요구하면 폐지할 수도 있다 이런 입장인데 자사고는 갑자기 끼어들었단 말이에요. 그것도 무려 52개나 되는 학교가. 이게 더 큰 논란이 될 것 같은데요?
◆ 박홍근> 자사고 문제는 저희가 교육위원회 안에서, 국회 상임위 안에서 그동안 꾸준히 야당에서 지적을 해 왔습니다. 자사고가 애초에 이명박 정부 들어서면서 도입된 제도이지만 애초의 목적과 상반되게 지금 운영이 되고 있다. 이것은 오히려 또 여러 가지 고교 서열화를 부추기고 있고 일반고의 슬럼화를 부추기고 있어서.
◇ 정관용> 그건 아까 말씀하신 건데 제가 질문을 드린 핵심은 차제에 그래도 법안 통과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이번 단계에서는 국제중, 국제고 정도만 법적 근거를 없애고. 자사고 문제는 조금 장기적 논의과제로 두는, 중장기적 논의과제로. 이런 접근법도 필요하지 않을까요?
◆ 박홍근> 물론 이후에 이게 이번 6월 임시국회에서는 다루기가 좀 어려울 것 같습니다. 법안을 지금 올렸기 때문에요. 그래서 아마 이건 9월 정기국회에서 다뤄지게 될 텐데. 지금 진보정의당의 정진후 의원은 국제중학교만 폐지하는 법안을 내놓은 상태입니다. 저는 이번 차제에 고등학교 체제가 여러 가지 유형이 복잡하거든요. 이것을 단순화해야 한다. 그래서 저는 일반고와 그다음에 실업계인 특성화고 그다음에 자공고와 특목고. 이 4가지 유형으로 이번에 문제가 됐던 것을 다 정리를 하고 가는 게 맞다. 이렇게 보고 법안을 내게 된 겁니다.
◇ 정관용> 논의과정에서 조금 범위가 달라질 수는 있겠네요, 그러니까.
◆ 박홍근> 그럴 가능성은 물론 있겠습니다마는 저희 당원들을 그렇게 저는 설득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새누리당 쪽의 반응 같은 건 아직 들으신 바 없습니까?
◆ 박홍근> 아직 파악하지는 않았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워낙 지금 쟁점이 되는 국제중, 국제고뿐 아니라 자사고도 차제에 다시 한 번 논의해 보자. 이런 취지라고 이해가 되고요. 말씀 잘 들었습니다.
◆ 박홍근> 감사합니다.
◇ 정관용> 민주당의 박홍근 의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