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 민주화의 상징인 넬슨 만델라(95) 전 대통령이 건강악화로 입원한 지 24일(현지시간) 17일째를 맞은 가운데 가족들과 제이콥 주마 대통령 등의 병실방문이 잇따랐다.
전날 밤 병실을 찾은 주마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마디바(만델라의 존칭)의 건강 상태가 지난 24시간 동안 악화했으며 현재 위험하다고 의사에게 들었다"며 "내가 방문했을 때 그는 잠들어 있었다"고 말했다.
폐 감염증 재발로 지난 8일 수도 프리토리아의 병원에 입원한 만델라는 입원 초기 '위중하지만 안정된' 상태로 전해지다 전날 주마 대통령의 성명으로 위독 상태임이 알려졌다.
주마 대통령은 이어 병세에 대한 구체적 언급은 피한 채 모든 국민이 그를 위해 기도하자고 호소했다.
주마 대통령은 "국민 모두는 마디바가 이제 나이가 들었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그가 편안하도록 의료진이 모든 가능한 조치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만델라의 곁을 세 번째 부인인 그라사 마셸(68) 여사가 지키는 가운데 1996년 만델라와 이혼한 둘째 부인 위니 마디키젤라(77)와 둘 사이의 딸 제나니(54)와 진지(53), 첫째 부인 사이의 맏딸 마카지웨(60) 등 다른 가족들도 병실을 찾았다.
마카지웨는 "지금이 아버지와 함께할 수 있는 마지막 순간일지 아니면 앞으로 더 긴 시간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언론은 뒤로 물러나 달라"며 만델라의 건강 상태에 대한 언론의 지나친 관심에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오는 26일 시작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남아공 등 아프리카 3개국 순방은 만델라의 병세와 관계없이 진행될 전망이다.
주마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이 남아공을 방문할 것"이라며 "누군가 아프다는 이유로 방문을 중단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도 "대통령이 이번 순방을 고대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