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걸그룹이 이래도 돼?'
여신과 요정들이 넘치는 가요계에 4차원 걸그룹이 등장했다. ‘예쁜 척’보다는 실력을 택했고, ‘신비주의’보다는 '친근함'을 내세웠다. 섹시와 청순을 강조하는 타 걸그룹과는 확실히 다른 팀 컬러다. 대중들에게 유쾌하고 재미있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이름도, 의상도, 콘셉트도 대놓고 웃기는 무한긍정의 아이돌이 바로 ‘크레용팝’이다.
신예 5인조 걸그룹 '크레용팝'(금미, 소율, 엘린, 초아, 웨이)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독특함’ 그 자체다. 팀명은 물론 노래, 의상, 안무까지 여느 걸그룹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콘셉트다.
“저희가 가진 넘치는 에너지를 대중들에게 전해주고 싶어요. 저희 음악을 듣고 기분 좋아지고, 저희 춤을 보고 웃으며 따라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 ‘직렬5기통춤’ ... 춤이야, 개그야?크레용팝이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건 ‘포인트 안무’덕이다. 데뷔 초 코믹복고 퍼포먼스를 선보이더니 2집 타이틀곡 ‘Dancing Queen’에서 걸그룹으로서는 다소 파격적이면서도 역동적인 ‘이단 발차기’ 안무를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이밖에 ‘캥거루춤’ ‘뚜껑춤’ ‘오빠달려춤’ ‘DJ춤’ 등 매 앨범마다 독특하고 다양한 안무로 대중의 시선을 사로 잡았다. 이들의 파격 안무는 한층 더 진보했다. 이번 앨범에서 ‘직렬 5기통춤’을 내세운 것. 멤버들이 두 줄로 선 뒤 교대로 반쯤 앉았다 서는 동작이 마치 엔진 피스톤의 움직임과 비슷해 팬들이 붙여준 이름이다.
“가사 속에 점핑점핑(jumping jumping)이란 단어가 있어 멤버들이 일자로 서서 상반되게 뛰어보자고 해서 시작된 안무에요. 처음엔 팔 동작도 없이 그냥 뛰기만 했는데 다소 밋밋해 보여서 팔 동작을 추가하니 재밌어 보이더라고요. 원래 이름은 따로 있는데 저희 춤을 보고 팬들이 ‘직렬 5기통’ 춤이라고 지어주셨어요”
◈ ‘헬멧+트레이닝복’ = 크레용팝 패션걸그룹들은 무대 위 3분가량의 시간동안 노래와 퍼포먼스에서 강한 인상을 남기기 위해 패션 경쟁도 치열하게 벌인다. 크레용팝도 예외는 아닐 터다. 하지만 걸그룹 전유물이라고 할 수 있는 '하늘하늘'한 무대 의상 대신 트레이닝복을 입는 그들이 이번에는 헬멧까지 착용한다. 아주 작심하고 나온 셈이다.
“앨범 콘셉트 회의를 하다가 나온 아이템이에요. 너무 밋밋하니깐 ‘헬멧을 써보면 어떨까’ 제안을 했죠. 제일 크레용팝스러운 복장으로 무대에 서고 싶었어요. 저희 헬멧 패션을 보고 많은 분들이 만화영화에 나온 ‘후레시맨’ ‘지구방위대’ 등을 떠올리시는데 처음부터 그런 캐릭터를 모티브로 삼은 건 아니에요.”
그래도 나름 걸그룹인데 왜 무대 위에서 예쁜 옷을 입고 싶지 않겠는가.
“솔직히 처음에 트레이닝을 입었을 때는 부끄러웠어요. 당당하게 입으려고 했는데 막상 입고 무대에 서니 저희도 모르게 부끄럽더라고요. 여기다 헬멧까지 쓰고.. (웃음) 하지만 지금은 당당해요. 콘셉트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니 즐겁게 활동 할 수 있더라고요. 요즘엔 오히려 타 걸그룹 분들이 부러워할 정도에요. 저희 옷이 편하잖아요.”
◈ ‘팝! 팝! 크레용팝! Get, Set, Raedy Go’데뷔한지 1년도 채 안 된 신인그룹에게 팬덤은 절대적인 힘. 크레용팝의 팬들은 스타의 기(氣) 살려주는 팬덤으로 유명하다.
"방송국에서 저희보다 저희 팬들이 더 유명해요. 무대 위에서 저희가 부끄러워할까봐 팬들이 더 노래도 크게 따라 불러주시고 구호를 외쳐주세요. 팬들의 열렬한 응원 덕에 힘을 얻어 무대에서 신나게 노래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 저희 모습을 통해 응원해주는 팬들은 물론 대중들에게 힘을 주는 에너지 넘치는 그룹이 되고 싶어요.”
걸그룹으로서는 독보적인 스타일로 ‘직렬5기통춤’을 내세워 가요계로 '돌격'하는 걸그룹 ‘크레용팝’. 독특한 의상과 신나는 노래, 재미있는 안무까지 삼박자를 고루 갖춘 이들의 다음 무대가 벌써부터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