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와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경기가 열린 30일(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
다저스가 3-2로 앞선 5회초. 류현진(26, LA 다저스)은 체이스 어틀리(필라델피아 필리스)와 세 번째로 만났다. 앞선 두 차례 결과는 어틀리의 연타석 솔로 홈런. 류현진이 던진 76마일 커브와 89마일 패스트볼이 몰리면서 피홈런으로 연결됐다.
이처럼 1점차 살얼음 리드에서 만난 어틀리는 분명히 껄끄러운 상대였다.
어렵게 승부하면서 피해갈 수도 있는 상대였지만 류현진의 선택은 정면 승부였다. 자칫 헌터 펜스(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처럼 천적 관계가 만들어질 수도 있지만 류현진은 우직하게, 그리고 위력적인 패스트볼로 어틀리를 윽박질렀다.
어틀리와 세 번째 타석에서 던진 공은 모두 패스트볼이었다. 4구까지는 모두 91~92마일 패스트볼로 바깥쪽 승부를 펼쳤고, 5구째 93마일 패스트볼은 파울이 됐다.
특히 풀카운트 승부에서 류현진은 힘으로 어틀리를 눌렀다. 이날 가장 빠른 94마일 패스트볼로 포수 파울 플라이를 유도했다. 승부욕이 강한 류현진의 자존심이 실린 묵직한 패스트볼이었다.
류현진은 7회초에도 다시 한 번 어틀리를 만났다. 이번에도 류현진의 승리.
류현진은 세 번째 대결과 달리 슬라이더 두 개로 타이밍을 뺏은 뒤 패스트볼로 승부했다. 3구째 바깥쪽 패스트볼이 볼 판정을 받았지만 4구째 93마일 패스트볼을 다시 한 번 바깥쪽으로 꽂으면서 어틀리를 1루 땅볼로 돌려세웠다.
비록 어틀리에게 두 개의 홈런을 얻어맞은 류현진이지만 꿋꿋이 7이닝을 버텼다. 특히 어틀리와의 이후 두 차례 만남에서는 힘으로 완벽히 제압했다. 야수진의 갑작스러운 난조로 시즌 7승을 눈앞에서 날려버렸지만 빼어난 위기 관리 능력을 보여줬다.
연타석 피홈런만큼 얻은 것도 많은 류현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