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들이 냉정해졌다.
예능과 드라마를 막론하고 차별화되지 않으면 곧바로 외면당한다. '스타는 흥행보증수표'라는 말도 옛말이다. 스타가 등장해도 한 자릿수 시청률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지난달 30일 방송된 SBS '일요일이 좋다-맨발의 친구들' 전국 시청률은 4.8%(닐슨코리아)였다. 게스트로 은지원과 김병만이 출연했지만 전주 방송 5.6%보다 0.8%포인트 하락했다. 지난달 16일 방송분은 이효리의 출연에도 4.6%에 그쳤다.
'맨발의 친구들'이 방영되는 시간대는 예능 황금 시간대인 일요일 저녁이다. '맨발의 친구들' 전작인 'K팝스타2'가 13.7%의 시청률로 막을 내린 것과 비교하면 3분의 1수준으로 시청률이 하락했다.
'맨발의 친구들'은 예능 베테랑 강호동과 윤종신을 비롯해 김현중, 김범수, 윤시윤, 은혁, 유이 등 내놓으라 하는 스타들이 출동했다. 하지만 포털사이트의 자동완성 검색어로 '재미없다'가 나올 만큼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동 시간대 방송되는 경쟁프로그램 KBS 2TV '해피선데이-맘마미아'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요즘 상한가인 여자 MC 이영자와 박미선, 슈퍼주니어 규현이 진행자로 나섰다. 아이돌, 개그맨, 아나운서, 스포츠 스타 등 다양한 분야의 스타들과 어머니들이 나와 진솔한 이야기를 풀어내지만, 시청률은 5%대에서 정체상태다.
시청자들의 냉정한 선택은 황금 시간대에 방송되는 드라마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배우 김태희의 첫 사극 도전작으로 기대를 모았던 SBS '장옥정, 사랑에 살다'는 방송 초반 각종 논란과 함께 한 자릿수 시청률로 동시간대 최하위를 기록했다. 경쟁작이었던 KBS '직장의신' 종영 이후 시청률이 소폭 상승하긴 했지만, 마지막 회까지 10.3%를 기록하며 "아쉽다"는 평가를 받았다.
배우 고현정이 출연 중인 MBC '여왕의 교실' 시청률도 좀처럼 오르고 있지 않다. '선덕여왕'과 '대물'을 연달아 히트시키며 카리스마 있는 여성 배우로 자리매김한 고현정이다.
'여왕의 교실'의 주요 에피소드와 메시지는 모두 고현정이 연기하는 마여진이 중심이다. 현재까지 6회 분량이 방송됐지만, 시청률은 한 자릿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7일 방송된 6회 전국 시청률은 8.2%였다.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것과 관련해서 한 방송관계자는 "스타 파워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보기 힘들지만, 프로그램 자체가 재미없다고 평가받을 경우 스타가 출연한다고 하더라도 분위기가 반전되진 않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최근엔 케이블이나 종편 등 시청자들이 시청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졌다"며 "재미가 없으면 바로 채널이 돌아간다.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