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구가의서에 출연한 수지가 노컷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윤창원기자
“저 어제 마지막 촬영 마치자마자 미용실 가서 머리 염색했어요. 하하,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가 다 풀린 것 같아요.”
스무살의 싱그러움을 어떻게 비유할 수 있을까. 촉촉하게 비를 머금은 풀잎의 영롱함도, 수지의 생기발랄함 앞에서는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을 듯 싶다.
‘국민첫사랑’, 미쓰에이 수지를 만났다. MBC 드라마 ‘구가의서’ 마지막 밤샘 촬영을 마친 뒤 하루종일 이어지는 인터뷰를 앞두고 그는 사극 촬영 때문에 그간 참아온 염색을 하고 왔다고 고백했다. 1분 1초라도 잠자기 바쁜 촬영현장이지만 빛나는 스무살의 수지는 촬영도, 염색도, 취재진과의 인터뷰도 모든 게 즐겁다고 웃어보였다. 오롯이 스무살의 특권인 이 생기발랄한 사랑스러움에 대한민국 남성들은 자신의 첫사랑을 떠올리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윤창원기자
화제의 키스신, “엄마가 너무 진하다고 놀랐어요”드라마 ‘구가의서’는 가수가 아닌 배우 배수지의 시험무대였다. 첫 주연을 맡았던 드라마 ‘드림하이’와 영화 ‘건축학개론’이 연이어 성공하면서 ‘국민첫사랑’이라는 호칭을 얻었지만 기대를 모았던 KBS 드라마 ‘빅’은 아쉬운 성적을 거뒀다. 때문에 ‘구가의서’는 배우로서 수지의 능력을 판가름할 수 있는 중요한 작품이었다. 수지는 이 작품에서 연기자로서 가능성을 한껏 펼쳤다.
특히 상대배우인 이승기와 연기호흡, 일명 ‘케미스트리’는 보는 이들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할 만큼 남달랐다. 은은한 초승달빛 아래 첫만남, 마법같은 꽃송이 프러포즈, 일명 ‘병아리 뽀뽀’로 불렸던 입맞춤과 무려 1분에 달하는 롱테이크 키스신은 두 청춘남녀의 젊음과 아름다움을 등에 업고 로맨틱하게 빛났다. 때문에 드라마의 열혈팬들은 “두사람이 실제 사귀었으면 좋겠다”라는 지지를 보내기도 했다.
“키스신이요? 하하, 부끄러워할 현장 분위기는 아니었어요. 그냥 빨리빨리 찍자 분위기? 그런데 수위가 어느 정도인지 몰랐죠. 일단 센 것(?)까지 생각하고 갔어요. 다른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많이 했으니까...그런데 시청자 분들이 많이 놀라셨던 것 같아요. 특히 방송을 보신 엄마는 전화로 ‘너무 진하다’라고 뭐라 그러셨어요. 하지만 전 마음에 들어요. 장면이 예쁘게 나왔어요.”
MBC드라마 '구가의서'의 한장면 (MBC제공)
‘국민첫사랑’ 호칭 감사, 청순보다 섹시미 선보이고파영화 ‘건축학개론’을 통해 첫사랑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한 이후 수지의 삶에는 약간의 변화가 생겼다. 자신을 좋아해주는 팬들을 위해 행동거지를 조심하고 보이시한 의상보다 청순한 의상을 고르게 됐다.
“저를 ‘첫사랑’으로 기억해주시는 것, 무척 감사해요. 제가 언제 또 그런 타이틀을 가질 수 있겠어요. 사람들이 제게 그런 이미지를 원한다는 생각에 평소에도 제 마음대로 하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의상도 화려한 의상보다는 오늘처럼 청순해 보이는 흰 원피스를 주로 입게 돼요.”
하지만 수지의 실제 사랑관은 ‘구가의서’ 속 담여울처럼 상대를 적극적으로 리드하는 편이라고. 때문에 극중 담여울이 최강치와 사랑에 빠지며 ‘상여자’가 돼 가는 과정에서는 수지 스스로도 여성스러워지는 것을 느끼게 됐다고 고백했다.
“여울이의 사랑 방식이 저랑 비슷해요. 특히 극중 ‘다 주고 싶고, 다 지켜주고 싶다’는 대사에 무척 공감했어요. 저 역시 남자에게 이끌리기보다 제가 지켜주는(웃음) 사랑을 추구하는 편이죠. 하지만 드라마 속 여울이가 강치를 만나면서 여성스러워지니까 저도 ‘여자는 여자다워야지’라는 생각이 들어요. 지금 조금 혼란스러워하는 중이죠. 하하”
드라마 구가의서의 최강치-담여울 커플, 이승기와 수지가 노컷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윤창원기자
그렇다면 수지가 생각하는 여자다운 모습은 무엇일까? 수지는 "여자는 섹시한 게 가장 큰 매력이자 특권이라고 생각한다. 언젠가 꼭 보여드리고 싶다"라고 눈을 반짝였다.
"영화 '뱀파이어 다이어리'에서 1인 2역을 한 여자 주인공처럼 섹시한 팜므파탈을 연기하고 싶어요. 평소 미쓰에이로 활동할 때 무대에서 보여드렸던 섹시한 모습을 연기로 보여드릴 날이 왔으면 좋겠어요."
지난 2009년, Mnet ‘슈퍼스타K’ 광주 예선 현장에서 JYP관계자의 눈에 띄어 데뷔한 이래 일약 ‘10억 소녀’의 자리에 오른 수지. 그러나 자신의 수입이 어느 정도인지는 알지 못한다고. 돈관리를 맡은 부모님도 차만 바꿨을 뿐 광주에서 가게를 계속 운영 중이다. 수지는 자신이 ‘슈퍼스타K’에 출전했다면 아마 탈락했을 것이라며 “정말 운이 좋았다”라고 웃어보였다.
“‘슈퍼스타K’에 그대로 나갔다면 아마 떨어졌겠죠. 좋은 경험이라 생각하고 광주에서 여전히 가수를 준비하고 있거나 다른 일을 하고 있었을 것 같아요. 저를 뽑았던 JYP 스카우터는 자주 보진 못하지만 여전히 연락도 하고 가끔 만나 고기도 먹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