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학 남자농구 대표팀 감독이 진천선수촌에서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사진 제공/KBL)
유재학 감독과 이훈재, 이상범 코치가 이끄는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이 오는 6일부터 14일까지 대만 타이베이에서 개최되는 2013 윌리엄존스컵 대회에 출전한다.
존스컵 대회는 매년 열리는 친선전 성격의 대회이지만 올해 그 의미가 각별하다. 8월1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막을 올리는 제27회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선수권 대회의 전초전 성격을 띄고있기 때문이다.
대표팀은 그동안 진천선수촌에서 아시아선수권 우승을 목표로 담금질을 해왔다. 최소 3위 내 입상이 실질적인 목표다. 아시아선수권에서 3위 안에 들면 내년 스페인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 대회 출전권을 획득하게 된다.
총 13명의 선수가 존스컵 대회에 참가한다. 이번 대회의 첫번째 관전포인트, 아시아선수권 대회에서 허용하는 최종 엔트리 12명의 윤곽을 짜는 것이다.
무엇보다 귀화 혼혈선수인 이승준(동부)과 문태영(모비스)의 경쟁에 관심을 쏠린다. FIBA 규정상 최종 엔트리에 귀화 선수는 단 한명만이 포함될 수 있다. 존스컵 대회는 두 선수의 최종엔트리 발탁 여부를 결정지을 무대다.
204cm의 센터 겸 포워드 이승준은 국제대회에 유독 강한 장신선수다. 이란, 중국 등 아시아 강호들에 비해 높이에서 열세인 대표팀이 포기하기 아까운 인재다.
반면, 194cm의 문태영은 득점력이 탁월한 포워드로 공격이 풀리지 않을 때 한방을 터뜨려줄 수 있는 해결사다. 둘의 장점이 극명하게 엇갈리기 때문에 어떤 선수를 필리핀으로 데려갈 지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
결국 유재학 감독이 구상하고 있는 팀 색깔에 보다 적합한 선수가 최종엔트리에 승선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두번째 관전포인트가 있다.
유재학 감독은 40분 내내 상대를 전면에서 압박하고 빠르게 공격과 수비를 전환하는 농구를 시도할 생각이다. 높이가 열세인 한국 대표팀이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드진의 역할이 중요하다. 양동근(모비스), 조성민(KT), 김태술(KGC인삼공사), 박찬희(상무), 김선형(SK), 김민구(경희대) 등 엔트리 절반에 가까운 6명을 가드로 채워넣은 이유다. 유재학 감독은 존스컵 대회를 통해 그가 구상하고 있는 농구가 통할 지 여부와 보완점을 찾겠다는 계획이다.
세번째 관전포인트는 정보력 싸움이다. '씁쓸한' 내용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대표팀은 그동안 훈련한 전술을 활용할 기회가 없었다. 프로 구단과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표팀을 상대로 연습을 치렀지만 장단점을 명확히 파악하고 조직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더 강한 상대가 필요하다.
하지만 국가대표 협의회를 운영하고 있는 대한농구협회와 한국농구연맹(KBL)은 말로는 국제경쟁력 강화를 외치면서도 경쟁력있는 연습 상대를 구해주지 못하는 등 대표팀에 이렇다 할 지원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존스컵 대회가 중요한 이유다.
또한 이번 대회에는 이란과 레바논, 요르단 등 아시아선수권 대회에서 맞붙을 팀들이 조직력 점검 차원에서 출전하기 때문에 사전에 전력을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