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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국열차' 봉준호 감독 "게임처럼 차례로 열차칸 격파 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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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국열차' 봉준호 감독 "게임처럼 차례로 열차칸 격파 희열"

    온라인 라이브 쇼케이스서 뒷얘기 풀어내…송강호 "감옥칸서 풀려난 남궁민수는 야심가"

    왼쪽부터 봉준호 감독, 배우 고아성 송강호가 4일 밤 진행된 영화 '설국열차' 온라인 라이브 쇼케이스 도중 환하게 웃고 있다.

     

    "'설국열차'는 질주하는 기차 안에서, 마찬가지로 질주하는 인간들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보여지는 격렬하고 거친 영화다."
     
    봉준호 감독은 다음달 1일 개봉을 앞둔, 자신의 5번째 작품인 설국열차를 이렇게 소개했다. 4일 밤 9시부터 10시까지 한 시간 동안 봉 감독과 배우 송강호 고아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온라인 라이브 쇼케이스를 통해서다.
     
    이날 첫 공개된 설국열차의 특별 애니메이션에서는 지구온난화를 해결하기 위한 인류의 실험이 새로운 빙하기를 부르게 된 과정을 보여 줬다.
     
    고아성은 애니메이션 속 내레이션을 통해 "사람들은 마지막 희망을 찾아 길을 떠났다. 기차에 타기 위해 서로를 죽이고 싸우고, 이제껏 본 적 없는 처참한 풍경이 벌어졌다. 죽은 이들을 뒤로 하고 기차는 출발했고, 그것은 세상의 마지막이자 또 다른 시작이었다"고 전한다.
     
    봉 감독은 "지하철 2호선이 순환하듯이 설국열차는 1년에 한 바퀴씩 지구를 도는데, 매년 같은 시간에 같은 장소를 지나니 어느 계곡을 지나면 사람들이 모두 새해가 왔다는 것을 알게 되는 식"이라며 "게임처럼 꼬리칸 사람들이 앞쪽 칸을 향해 한 칸 한 칸 돌파해 가는 장면들이 보는 재미를 더할 것"이라고 말했다.
     
    설국열차는 프랑스의 만화를 원작으로 했다. 등장인물, 이야기는 대부분 새로 썼지만, 새로운 빙하기를 맞은 생존자들이 달리는 기차에 타고 있으며, 계급이 나뉘어 서로 싸운다는 위대한 발상은 그대로 따 왔다는 것이 봉 감독의 설명이다.
     
    그는 "영화 '괴물'을 준비하던 때 정기적으로 만화를 사러가던 숍에서 설국열차를 발견하고는 그 자리에서 다 읽었다"며 "기차는 휘어진 철로를 달리고 터널을 통과하면서 계속 움직인다는 점에서 너무도 특이한 영화적 공간인데, 이러한 공간을 언제 또 다뤄볼까라는 생각에 기차 세트를 설계하고 만드는 데 큰 공을 들였다"고 했다.
     
    그가 설국열차를 기획한 것은 2004년으로 10년 만에 결실을 보게 된 셈이다. 영화는 대부분 체코에서 촬영됐는데 일직선으로 연결하면 길이가 500m에 달하는 열차를 세트로 만들었다.
     
    봉 감독은 "기차 칸 하나 하나를 만드는 것이 마치 숙제 같았다"며 "다양한 나라의 배우, 스텝과 함께 한 만큼 시각적으로 쉽게 의도를 전달할 수 있도록 스토리보드를 정교한 그림으로 나타내는 데도 신경을 많이 썼다"고 말했다.
     
    이 영화는 시각적으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흐른다는 통일성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극중 기차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달리고, 반란군도 왼쪽에 있는 꼬리칸에서 오른쪽에 있는 머리칸으로 이동하는 식이다.

    봉 감독은 "설국열차는 저 너머로 심오한 메시지들이 희미하게 깔려 있지만, 기본적으로 몸과 몸이 충돌하는 격렬한 기차 액션 영화"라며 "극 초반 사람 몸이 고통스럽게 얼어붙는 장면이 나오는데 더운 여름 뼈저린 추위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설국열차로 1년 반 만에 관객과 만나는 송강호는 "앞쪽 칸으로 가는 문을 열 수 있는 보안설계자 남궁민수 역을 맡았는데 그는 끊임없이 따로 떨어져 뭔가를 하면서 영화 말미에 깊은 야심까지 드러내는 신비로운 인물"이라며 "촬영을 마친지 딱 1년 됐는데 엊그제 촬영한 것 같고, 함께 한 배우들의 몸에 밴 배려심 덕에 많이 배우고 감동받았던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할리우드 시스템으로 촬영해 저녁 7시면 끝나고 밤 촬영도 없었다"며 "편리한 면도 있었지만 내가 몸이라도 아프면 큰 자본이 들어간 시스템이 나를 기다려 줄 수 없으니 4개월 동안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하는 자세로 임했다"고 덧붙였다.
     
    전작 괴물에 이어 설국열차에서도 송강호와 부녀지간으로 등장하는 고아성은 "17년 동안 달리기만 한 열차에서 태어난 인물이어서 다른 사람들과는 본능적으로 행동과 생각이 다른 독특한 역할"이라며 "괴물에서도 하수구에 갇혔었는데, 이번에도 감독님이 출연 제의를 했을 때 예쁘게 나올 것은 기대하지도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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