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기성용의 SNS 파문과 대한축구협회의 징계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자료사진/노컷뉴스)
"내가 밝힌 'One Team'에 입각해서 판단할 것이다"
기성용의 'SNS' 파문'을 바라보는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의 입장은 명확했고 또 단호했다.
11일 오후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 홍명보 감독이 모습을 드러냈다. 2013 동아시안컵 대회에 출전한 23명의 선수 명단을 발표하기 위한 자리였지만 축구 관계자들과 취재진 그리고 팬들의 관심사는 따로 있었다.
SNS를 통해 최강희 전 감독을 비판해 파문을 일으킨 기성용 그리고 그에 대해 '無' 징계 처리를 내린 대한축구협회의 결정에 대해 그가 어떤 말을 할 지가 궁금했다.
홍명보 감독은 질문이 나오기도 전에 자신이 먼저 입을 열었다. "다들 동아시안컵 선수들에게는 큰 관심이 없는 것 같고 다른 이야기를 기대하는 것 같다"며 운을 띄웠다. 그리고 기성용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차근차근 풀어갔다.
홍명보 감독은 '홍명보 호'의 첫 출범을 앞두고 축구 외적인 문제가 터진 점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시작 전부터 여러 얘기가 나와 솔직히 피곤하다. 하지만 이런 문제점들이 중요한 시기에 터지는 것보다는 이 시점에 모든 것들을 털고 나갈 수 있다면 그리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성용은 작년 런던올림픽 동메달 쾌거를 이룬 '홍명보 호'의 주축 선수였다. 그 업적은 이제 과거에 불과하다. 홍명보 감독은 기성용의 향후 대표팀 발탁 여부에 대해서는 자신의 철학을 잣대로 들이대 냉철하게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먼저 홍명보 감독은 중징계없이 엄중 경고 처리만 내려 팬들로부터 비난을 받고있는 대한축구협회의 결정에 대해 "그에게 책임과 용서를 구할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이라면서도 "한 나라의 대표 선수로서 스승에 대한 그의 행동은 적절치 못했다고 생각한다. 협회의 경고 조치와 대표팀 감독으로서의 선발 원칙은 별개"라며 입장을 명확히 했다.
홍명보 감독은 기성용을 향해 "축구 선배로서 앞으로 기성용은 바깥 세상과의 소통보다는 지금 부족한 본인 내면의 세계의 공간을 넓혀갔으면 한다"고 뼈있는 일침을 가했다.
이어 대표팀 발탁 여부와 관련해서는 "내가 밝힌 'One Team'에 입각해 판단할 것이다. 선수의 기량은 여러 선발 기준 중 하나일 뿐이다. 기성용은 이번 경고 조치를 결코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된다. 축구에서 옐로우 카드가 어떤 의미를 갖는가를 잘 판단하기를 바란다. 앞으로 주의깊게 관찰하겠다"고 말했다.
기성용은 오는 20일 국내에서 개막하는 동아시안컵 출전 명단에서는 제외됐다. 특별한 이슈는 아니다. 기성용 뿐만 아니라 유럽에서 뛰는 해외파 그 누구도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번 대표팀 선발은 국내파와 아시아 무대에서 뛰는 젊은 선수들에 대한 테스트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