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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송재우 "류현진, 전반기 성적은 A학점"

    메이저리그 전문가 데뷔 시즌 합격점

    LA 다저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데뷔 첫 해 전반기 7승4패 평균자책점 3.09의 준수한 성적을 냈다. 다만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체력 문제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사진=게티이미지)

     

    '괴물' 류현진(26, LA 다저스)이 세계 최고의 무대 메이저리그에 성공적으로 연착륙했다.

    류현진은 11일(한국 시각) 미국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애리조나 원정 경기로 전반기를 마감했다. 이날 5이닝 3탈삼진 7피안타(1홈런) 2볼넷 5실점 부진을 보였지만 팀 타선의 도움으로 패전은 면했고, 다저스는 연장 14회 7-5 승리를 거뒀다.

    빅리그 데뷔 첫 시즌 전반기 류현진은 18경기 7승3패 평균자책점 3.09를 기록했다. 한국에서 7년 동안 뛴 뒤 처음 미국 무대를 밟은 것을 감안하면 호평을 받을 만하다.

    그렇다면 과연 전문가가 보는 류현진의 전반기를 어땠을까. 메이저리그 전문 송재우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과 함께 괴물의 전반기를 돌아봤다.

    ▲팀 내 다승, 이닝 2위 "낯선 환경에서 대견"

    송위원은 류현진의 전반기에 대해 "A학점을 주고 싶다"고 평가했다. 그만큼 성공적인 전반기를 보냈다는 뜻이다.

    류현진은 팀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8승5패, 1.89)에 이어 팀 다승 2위에 올랐고, 평균자책점은 2선발 잭 그레인키(7승2패, 3.91)보다 나았다. 다승과 평균자책점 모두 내셔널리그(NL) 20위 권 안이다.

    특히 116⅔이닝을 소화하며 선발 로테이션을 든든하게 지켜냈다. 138⅓이닝(19경기)을 던진 커쇼에 이어 당당히 2위다. 그레인키는 76이닝에 불과하다. 그만큼 팀 공헌도가 높았다.

    다저스는 그레인키와 채드 빌링슬리, 조시 베켓 등 선발진의 잇딴 부상과 불펜 난조로 NL 서부지구 최하위에 처질 만큼 어려웠다. 이런 가운데 류현진은 14번이나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를 작성했고, 6이닝을 채우지 못한 것은 커쇼와 같은 2번뿐이다.

    송재우 위원은 "한국에서 7년 경험이 있다 해도 낯선 땅에서 최고의 선수들을 상대하는데 이 정도의 성적은 대견하다"고 평가했다.

    ▲"빠른 적응, 완급 조절까지 야구 IQ 대단"

    무엇보다 메이저리그 첫 해라는 점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적응이 빨랐다. 송위원은 "1~2경기 지나가면서 부족한 점을 파악했고 특히 한 팀을 여러 번 상대했을 때 그 팀에 대해서 본인 스스로 약점 파악해서 들어가더라. 야구 IQ가 대단하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류현진은 데뷔전인 4월3일 샌프란시스코전 6⅓이닝 10피안타 3실점(1자책)으로 패배의 쓴잔을 맛본 뒤 이후 2연승을 달렸다. 또 4월21일 볼티모어전 6이닝 8피안타 5실점 이후 나머지 동부 원정에서는 퀄리티스타트급의 활약을 펼쳤다. 샌프란시스코에 초반 2패를 당했지만 이후 2경기 모두 퀄리티스타트 이상의 투구로 1승을 따냈다.

    여기에 점차 리그에 적응하면서 발전된 완급 조절 능력도 칭찬받을 만하다. 송위원은 "시즌 초반 전력 투구하다 13경기째가 넘어가면서 힘 조절을 하더라"면서 "솔직히 첫 시즌이라 체력 부분이 걱정됐는데 스스로 영리하게 극복하는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새로운 리그를 위해 적극적으로 변신한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송위원은 "국내에서는 직구와 체인지업 위주였는데 미국에 가서 슬라이더와 느린 커브 등 다양한 시도를 했다"면서 "경기 상황에 맞게 자신의 강점을 극대화했다"고 평가했다.

    류현진은 시속 150km를 넘나드든 직구와 130km 안팎의 체인지업과 슬라이더, 120km 아래까지 떨어지는 커브로 상대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고 있다. 4가지 구종을 자유자재로 던지는 제구력까지 더해진 류현진에 대해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은 "구속 변화의 달인"이라는 칭찬을 받기도 했다.

    ▲"체력 유지, 후반기-신인왕 레이스 관건"

    'A+'를 받지 못한 것은 역시 압도적인 경기력은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삼진 수가 떨어지고 피안타율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송위원은 "전반기 중반 이후 탈삼진률이 떨어지고 좌타자 피안타율이 올라갔다"면서 "삼진이 가장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인 기준으로 데뷔 시즌 탈삼진과 볼넷 비율은 중요하게 본다"고 강조했다. 류현진은 4월 6경기 46개의 삼진을 잡아냈지만 5월 5경기 21개, 6월 5경기 20개 등 하락세를 보였다.

    역시 체력 유지를 위한 완급 조절이 영향을 미친 탓이다. 송위원은 "강력한 NL 신인왕 후보 셸비 밀러(세인트루이스)도 6월 중순 넘어가면서 하락세에 접어들었다"면서 "첫 풀 타임이라 체력적 한계에 이르면서 실점률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런 면에서 후반기 관건도 역시 체력이다. 송위원은 "투타를 가리지 않고 대다수가 후반기 80% 정도 페이스가 떨어진다"면서 "후반기 성적은 역시 체력을 얼마나 유지하느냐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인왕 레이스도 마찬가지다. 류현진은 NL 신인 중 9승6패 평균자책점 2.92를 기록한 밀러에 이어 다승, 평균자책점 2위다. 훌리오 테헤란 7승4패, 3.09도 최근 상승세다. 팀 동료 야시엘 푸이그의 돌풍도 무시할 수 없다.

    송위원은 "푸이그나 테헤란처럼 떠오르는 선수에 비해 우위에 설 수 있는 부분은 역시 꾸준함"이라면서 "전반기 톱3에 들 정도의 활약을 펼쳤지만 이 성적을 후반기에도 유지하느냐 신인왕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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