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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전재국에게 많이 간다는 이야기 있었다”

정치 일반

    “그림이 전재국에게 많이 간다는 이야기 있었다”

    비자금이 사용됐을 가능성 있지만 입증 어려울 것

    1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전두환 전 대통령 자택에서 검찰이 미납 추징금 집행을 위해 재산 압류 절차를 마치고 나서고 있다. 검찰은 이날 수사진 90여명을 전 전 대통령의 자택과 장남 재국씨가 운영하는 시공사, 관련 업체 등 17곳에 보내 압수수색 및 재산 압류 처분을 진행했다. 윤성호기자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3년 7월 17일 (수) 오후 6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홍경한 미술평론가


    ◇ 정관용> 검찰이 전두환 전 대통령 미납추징금 환수를 위해서 여러 곳 압수수색했는데 거기서 말이죠. 한 400여 점 가까운 미술품들이 나왔습니다. 천경자, 박수근 화백 등등 일반인들한테도 익숙한 그런 화가들의 작품도 있다고 그러고요. 미술평론가 이야기 좀 듣겠습니다. 미술전문지죠. 경향 아티클의 편집장 미술평론가 홍경한 씨입니다. 안녕하세요.

    ◆ 홍경한> 안녕하세요.

    ◇ 정관용> 개인이 이렇게 한 400여 점 미술품을 갖고 있는 것 본 적 있으세요?

    ◆ 홍경한> 개인일지라도 사실 1, 200점 모으는 경우가 아주 없는 건 아니에요. 그런데 그럴 경우에는 기업도 아닌 다음에는 보통 미술관 운영목적이 별도로 있죠. 그래서 반대로 흔한 경우도 아니고요. 미술을 너무 사랑하거나 아니면 투자의 가치를 보거나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그 정도 금액은 가능하겠지만 말입니다.

    ◇ 정관용> 그런데 또 이번의 경우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자택에서 한 190여 점. 전재국 씨 쪽에서 한 200여 점. 이렇다는 것 아닙니까.

    ◆ 홍경한> 네, 맞습니다.

    ◇ 정관용> 그러면 부자가 다 같이 미술품에 사랑을 그렇게 극진히 갖고 있다. 이런 경우도 있나요?

    ◆ 홍경한> (웃음) 글쎄요. 워낙 특별한 분들이 관계된 거라.

    ◇ 정관용> (웃음) 지금 그게 어떤 작품들인지까지는 아직 상세히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 홍경한> 일부만 보도가 되는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천경자, 박수근 이런 분들은 보통 점당 어느 정도씩 합니까? 이것도 물론 작품마다 차이가 나겠죠?

    ◆ 홍경한> 작품에 따라 다르고요. 언제 그렸냐에 따라 좀 다르고요. 그래도 보통 박수근, 천경자 선생님 정도, 이대원 선생님 정도 되면 우리나라 한해 경매낙찰 총액상 굉장히 상위에 1, 2, 3, 4, 5위 이 정도 안에 드는 굉장히 높은 금액 현금적 가치가 있어요.

    ◇ 정관용> 그 1, 2, 3위면 도대체 단가가 어느 정도 되는 것이에요?

    ◆ 홍경한> 수십 억 단위겠죠.

    ◇ 정관용> 수십 억, 한 점에?

    ◆ 홍경한> 네. 한 70억에서 80억도 되고요. 이대원 선생님 같은 경우에는 한 30억 정도로 2011년인가요. 그 정도로 집계된 적이 있습니다.

    ◇ 정관용> 한 점에 그렇죠?

    ◆ 홍경한> 아닙니다. 1년 낙찰 총액입니다.

    ◇ 정관용> 그 화백이 그린 작품들의 1년 낙찰 총액이?

    ◆ 홍경한> 네. 그런데 이것도 해마다 좀 바뀌어요. 예를 들어서 아주 오래 전에 빨래터라는 그림을 400억이 넘게끔 낙찰을 받은 적이 있는데요. 그런 해라면 훨씬 더 많은 금액이 집계가 되겠죠.

    ◇ 정관용> 지금으로써는 도대체 이게 어느 정도의 현금적 가치인지는 추산이 불가능하군요.

    ◆ 홍경한> 이게요, 기준이 그 작품 수는 사실 대개 중요한 게 아니고요. 누구의 어떤 그림이 있느냐에 따라 달라지거든요. 또 천경자나 박수근이나 또 해외의 외국 유명 작가들 400점 속에 과연 얼마큼 있느냐 그러면 사실 100억까지도 지금 얘기가 나오는데. 그 금액도 가능하고 아니면 넘어설 수도 있죠. 그런데 만약 그 정도의 퍼센티지가 아니라면 현금적 가치는 훨씬 낮을 수도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이게 상한과 하한이 워낙 폭이 커서 지금으로써는 말하기가 어렵네요.

    ◆ 홍경한> 네, 그렇죠. 지금 나오고 있는 금액대는 사실은 다 추론이죠.

    ◇ 정관용> 그런데 미술계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이나 전재국 씨 이런 분들이 미술품을 사 모은다더라, 이런 얘기들이 돌기는 돌았었나요?

    ◆ 홍경한> 그 비자금을 은닉했다는 등의 소식보다는요. 오래전부터 미술품에 대한 관심이 많은 인물이란 얘기는 있었어요.

    ◇ 정관용> 이 두 분 다?

    ◆ 홍경한> 아닙니다.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사실 들은바가 저는 개인적으로 없고요. 전재국 씨는 아무래도 미술 관련 출판사를 하다 보니까, 그런 얘기가 90년대부터 했거든요. 그리고 그 와중에 여러 작가들과 교류를 하고 그 과정에서 그림을 구입하거나 또는 미술작가들 화집을 만들면서 친분을 쌓다 보니까 그림이 많이 그쪽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얘기는 있었죠. 실제로도 그렇게 많이 펴냈고요. 이대원 선생님 지금 거론되고 있는 작품집도 2008년인가요. 시공사에서 나왔으니까 아마 연관성은 없지 않아 보이기도 합니다.

    ◇ 정관용> 그런데 이게 비자금 관리 명목이냐 정말 그런 미술품을 사랑하고 관련 출판사를 운영하기 때문이냐. 이걸 밝혀내는 게 검찰의 할일이죠?

    ◆ 홍경한> 그렇죠. 가장 궁금해 하시는 부분인 것도 같은데요. 아시겠지만 저작물을 구입한 소유자 자신의 의지대로 소유물을 사용하거나 처분하는 건 당연히 보호돼야 되겠죠. 그런데 지금처럼 비자금으로 구입할 의혹이나 정황이 있는 경우에는 실 소유자가 사실 법적 권리를 주장하려고 하면 선의의 소유주임을 본인이 증명을 해야 돼요.

    ◇ 정관용> 그렇죠.

    ◆ 홍경한> 그러니까 불법자금으로 구입한 작품의 원 소유주로부터 양도된 것이냐의 문제도 마찬가지고요. 그런데 만에 하나 검찰이 확보한 작품들이 전두환 전 대통령의 것으로 결론을 짓고 공매절차에 들어가더라도 법원에서 이의절차가 남아 있죠. 여기에서 입증도 현 소유주가 해야 되는데. 이때 정상적으로 공매를 통하거나 갤러리에서 매매된 것이라면 자료가 남아 있을 겁니다. 그런데 그렇지 않고 이면계약을 했다거나 이게 다 공식적인 문건이 전무하다면 검찰이 갖고 있는 의구심도 조금 확대가 될 수 있겠죠. 여기서 중요한 건 작품소장 이력, 진품 증명서라든가 이런 것이죠. 소유관계 증명하는 매매계약서, 외국작품이라면 수출허가서 이런 것들이 제시가 되면 문제가 없겠지만 제시가 못된다면 조금 곤란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 정관용> 진품확인서, 뭐 이런 것들이야 있을 수 있지만 매매계약서는 없는 경우도 많지 않나요?

    ◆ 홍경한> 그게 항상 우리 비자금 미술품 관련해서는 문제가 되는 부분이죠.

    ◇ 정관용> 그러니까요. 그래서 재벌이나 이런 데서도 비자금 은닉 등등으로 미술품을 자꾸 사용하는 아무런 근거자료가 없기 때문 아닙니까?

    ◆ 홍경한> 그렇죠. 미술작품은 누가 언제 어떻게 어떤 경로로 구입하게 됐는지 공개하지 않으면 잘 모르거든요. 또 근대미술의 거장, 방금 말씀하신 박수근이나 세계적인 작가들은 더 그러하고요. 왜? 상품성도 있기 때문에. 그래서 출처, 소유자 노출되지 않아서 정확한 매입자, 매입가격을 파악하기가 어렵고 정해진 가격도 없고. 그러니까 뭉칫돈이 움직이기가 용이하죠. 그러니까 일부 그런 나쁜 생각을 갖고 있는 부실기업들은 바로 그런 것들을 이용하는 거죠.

    ◇ 정관용> 그러니까요. 그러니까 검찰이 이걸 만약에 가져가서 뭐 더 밝혀낸다손 치더라도 이게 전두환 전 대통령이 조성한 비자금으로 그게 전재국 씨한테 흘러들어가서 그 돈으로 언제 누구한테 얼마를 주고 샀다, 이런 거를 밝혀낼 수 있겠냐. 이 말이죠.

    ◆ 홍경한> 상당히 제 생각으로는 어려울 거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게 그림이라는 게 우리가 대부분의 화랑들이나 공공기관에서 구입을 할 때는 다 투명한 거래를 하지만 이런 분들은 그런 걸 감추기 위해서 그런 거래를 하는 경우가 많단 말이죠. 검찰로서도 굉장히 골치 아픈 사안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어요.

    ◇ 정관용> 이분들한테 그럼 당신들이 어느 돈으로 언제, 얼마를 주고 샀는지 밝혀라 만약 그러면. 몇 억짜리 그림이더라도 “난 이거 100만원 주고 샀다” 이래버려도 어떻게 밝힐 수가 없는 거잖아요.

    ◆ 홍경한> 100원 주고 샀다고 하면, 샀다고 했을 때는 분명히 출처된 자료가 있을 겁니다, 샀다고 한다면. 그런데 그것까지도 이끌어내기가 쉬울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어쨌든 현실적으로는 그런 정확한 관계망을 파악한다는 것은 좀 어렵지 않나하는 생각도 듭니다.

    ◇ 정관용> 미술계 전체가 이런 지금 어떻게 보면 나쁜 이름으로 자꾸 거론되는 걸 피하기 위해서라도 미술품 거래의 투명화, 제도화 이거 좀 빨리 해야 되는 것 아닙니까?

    ◆ 홍경한> 투명화, 그런 요구도 저희 미술계 내에도 있습니다. 그런데 너무 열악하다 보니까 지금 현재 컬렉터들이 거의 없어요. 화랑들도 정말 어려운 상황이고. 세계 유명한 작가 작품 한 서너 점만 팔아도 우리 한국 미술시장 총액과 똑같습니다.

    ◇ 정관용> (웃음) 네.

    ◆ 홍경한> 그렇기 때문에 쉽게 미술품등록제라든가 거래실명제라든가 이런 투명성을 위한 법이 제정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런 여건을 고려하니까 너무 힘든 거예요.

    ◇ 정관용> 그래도 언제까지 계속 이렇게 갈 수 없는 것 아닙니까?

    ◆ 홍경한> 그래서 저희 미술계는 이렇게 말합니다. 부양책을 달라 이것을 반대하는 거는 아닌데요.

    ◇ 정관용> 부양책과 함께 투명화를 하자.

    ◆ 홍경한> 그렇습니다. 부양책을 주지 않은 상황에서 자꾸 어떤 과세방안이라든가 투명성을 위한 그걸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법이 제정되면 결국에는 힘들다는 얘기죠.

    ◇ 정관용> 알겠습니다. 이거 근데 빨리 결론을 내려야 됩니다. 언제까지 이렇게 계속 논란만하고 있을 수는 없고요.

    ◆ 홍경한> 고민을 해봐야 할 지점은 분명히 있습니다.

    ◇ 정관용> 이대로 가면 미술계 전체가 마치 비자금으로만 운영되기 위해서라도 자꾸 투명화를 반대한다 이런 오명을 받을 수도 있거든요.

    ◆ 홍경한> 제발 그렇게 인식을 안 했으면 좋겠기 때문에 저희도 나와서 이렇게 얘기를 하는 것 같아요.{RELNEWS:right}

    ◇ 정관용> 말씀 잘 들었습니다.

    ◆ 홍경한> 고맙습니다.

    ◇ 정관용> 미술전문지 경향 아티클 편집장, 미술평론가 홍경한 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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