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바그다드 등지에서 20일(현지시간) 오후 연쇄 차량 폭탄 테러가 일어나 최소한 65명이 숨지고 190명이 다쳤다고 경찰이 밝혔다.
현지 경찰은 바그다드 내 카라다와 톱치, 바이야, 자파라니야, 슈르타 등 시아파 무슬림 상업지역 내 주차된 차량에서 연쇄 폭탄테러 10여건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바그다드 중심에 있는 카라다 쇼핑거리에서 두 차례 폭탄테러가 자행됐으며, 남부 바그다드에서 네 차례, 북부지역에서 두 차례, 동부지역에서 한 차례 등 바그다드에서만 12건의 연쇄 테러가 발생했다.
이외에도 바그다드 외곽에 있는 마다인과 이라크 북부 도시 모술 등에서도 폭탄 테러가 잇따랐다.
경찰은 이슬람권 성월(聖月)인 라마단 기간을 맞아 낮시간에 단식한 사람들이 식사를 하고 시장에 가거나 커피전문점에서 휴식을 취하던 저녁 시간에 테러가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폭탄테러는 인파로 붐비던 카라다 쇼핑거리에서 가장 먼저 발생했다. 건물이 흔들릴 정도로 강한 두 차례의 폭발로 이곳에서만 12명이 숨지고 17명이 부상했다. 인근 상점과 음식점들도 피해를 봤다.
이어 바그다드 북서부 톱치에서 차량이 폭발하며 8명이 사망하고 29명이 다쳤다. 서부 바이야에선 3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쳤다.
바그다드 남동부 자파라니야에서도 폭발로 6명이 숨지고 15명이 다쳤다. 남동부 뉴바그다드 지역에선 두 차례 차량 폭탄테러로 5명이 사망하고 17명이 부상했다.
또 서부 수트라에서 4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다고 당국은 밝혔다.
이번 테러를 자행했다고 주장한 단체나 조직은 나오지 않았으나 연쇄 차량 폭탄 테러라는 점을 미루어볼 때 알카에다의 소행으로 추정된다고 정부 관계자는 말했다.
한편 이라크 북부 도시 모술에서는 군 주둔지 근처에서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해 1명이 숨지고 군인들을 포함해 25명이 다쳤다.
바그다드에서 남동쪽으로 20km 떨어진 마다인에서는 친정부 민병대 사흐와 대원의 집 근처에서 폭탄이 터져 이 대원을 포함해 5명이 사망하고 4명이 다쳤다.
이날 연쇄 테러가 발생하기 몇 시간 전 바그다드에서 동북쪽으로 60㎞ 떨어진 바쿠바에선 또 다른 사흐와 소속 고위인사가 픽업트럭을 타고 나타난 무장남성들의 총에 맞아 숨졌다.
사흐와는 알카에다와 마찬가지로 수니파 조직이지만 2006~2007년 종파 내전 당시 정부군과 미군을 도와 알카에다 세력에 맞서 내전의 전환점을 마련하는 데 일조한 바 있다.
최근 수개월 새 이라크에서 수니파와 시아파 사원을 상대로 한 무장세력의 공격이 계속되면서 또다시 전면적인 종파갈등이 불거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라크에서 라마단이 시작된 지난 10일 이후 250여명이 폭탄테러와 공격으로 숨졌으며 이들을 포함해 7월 들어 폭력사태로 인한 사망자는 520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