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전 분당의 한 고시텔에서 숨진채 발견된 故 김종학 PD(61)의 빈소가 서울 송파구 풍납동 아산병원에 마련됐다. 사진공동취재단.
23일, 생을 마감한 고(故) 김종학 PD의 빈소는 명성보다 다소 썰렁한 분위기였다.
조문객이 많아질 것을 우려해 장소가 협소한 분당 차병원에서 서울아산병원으로 빈소를 옮겼지만 조문객보다 조화와 취재진의 수가 더 많아 보였다.
앞서 분당 차병원에는 드라마 '모래시계'를 통해 인연을 맺었던 배우 박상원, 고현정 등이 비보를 전해들은 뒤 달려왔다. 또 배우 이숙, 송민형, 이계인, 김병기 등이 빈소를 지켰다.
오후 8시 20분 께에는 드라마 '태왕사신기'에서 인연을 맺은 한류스타 배용준이 고인의 빈소를 찾았다. 배용준은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 답변 없이 담담한 표정으로 빈소로 들어가 고인의 넋을 애도했다.
배우 조인성도 모습을 드러냈다. 조인성은 김종학 PD가 대표로 몸담았던 김종학 프로덕션에서 제작한 드라마 '봄날'을 통해 고인과 친분을 쌓았다. 또 조인성의 신인 시절 김종학 PD가 연출한 '대망'에 단역으로 출연한 이력도 갖고 있다.
조인성은 "어렸을떄부터 그 분의 작품을 좋아했다"며 "너무나 큰 산이었고, 아버지 같은 분이었다"고 고인을 추억했다.
촬영장에서 김종학 PD가 해줬던 조언도 전했다.
故김종학PD의 빈소를 조문한 배우 고현정과 박상원 (사진공동취재단)
조인성은 "그땐 신인이라 잘 몰랐던 시절인데도 '잘하고 있다', '더 잘해라'고 응원도 해주시고, 조언도 아끼지 않으셨다"며 "그땐 마냥 어려워 많은 말을 나누지 못했던 게 아쉽다"고 말했다.
이 외에 '태왕사신기'를 통해 데뷔한 배우 이지아와 SBS 드라마'신의'에 출연한 배우 이민호, '모래시계', '태왕사신기' 등에 출연한 최민수 등도 빈소를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국드라마사에 한 획을 그은 고인의 빈소라기에는 분주함보다 적막감이 감도는 표정이었다.
특히 고인의 마지막 작품이 된 드라마 '신의'의 출연료 미지급 사태로 채권자들을 비롯한 몇몇 관계자들은 아예 김PD의 빈소에 가지 않겠다는 뜻을 전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일부 배우들은 "그래도 취재진이 올테니 예의상 가야 하지 않겠나"라며 눈치 전쟁을 벌이기도 했다.
한편 김 PD는 이날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의 한 고시텔에서 연탄불을 피워놓고 숨진 채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