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배구협회가 흥국생명과 이적 분쟁 중인 여자 거포 김연경(25, 192cm)에 대한 임시 국제이적동의서(ITC)는 발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임태희 협회장은 2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배구 담당 기자간담회에서 "협회는 국제배구연맹(FIVB)이 내린 '김연경이 흥국생명 소속'이라는 결론을 따를 수밖에 없다"면서 "때문에 흥국생명의 동의가 있어야만 ITC를 발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임회장은 지난해처럼 임시 ITC를 발급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런던올림픽 전후로 김연경의 해외 진출과 관련해 소속 문제가 불거지자 정부와 체육계가 중재에 나서 흥국생명이 임의탈퇴를 풀고 대한배구협회가 한 시즌 동안 유효한 국제이적동의서(ITC)를 발급해 김연경이 임대 선수로 터키 페네르바체에서 뛸 수 있었다.
FIVB 규정상 임의로 ITC를 발급할 수도 없다. 임회장은 "FIVB에서 두 번이나 결정을 내린 이상 산하 협회로서는 따라야 한다"면서 "협회가 흥국생명의 동의 없이 ITC를 발급하면 FIVB의 제재를 받는다"고 말했다.
일단 협회로서는 이해 당사자인 김연경과 흥국생명 측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임회장은 "양 측이 원만하게 이적 문제를 풀었으면 좋겠다"면서 "조금만 양보하고 합리적으로 생각하면 풀릴 문제"라며 중재 의사도 밝혔다. 결국 김연경이 흥국생명에 동의를 얻으면 ITC 문제는 해결된다는 것이다.
▲김연경-흥국생명 입장, 평행선하지만 김연경과 에이전트 회사의 주장이 강경해 해결될지 여부는 미지수다. 흥국생명은 그동안 사태와 관련해 김연경의 진정성 있는 사과만 있다면 완전 이적까지도 해줄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김연경 측은 그럴 뜻이 없다는 뜻을 재차 밝혀왔다.
김연경은 흥국생명에서 4시즌을 뛴 뒤 일본으로 진출 임대 선수로 2시즌을 뛰었다. 이후 터키 페네르바체에서 1시즌을 더 뛴 지난해 돌연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었다며 완전 이적을 추진했다.
그러나 흥국생명과 KOVO는 당시 FA 자격 요건은 6시즌을 채우지 못했다며 여전히 흥국생명 소속으로 해외에 나서야 한다며 맞섰다. 양 측의 입장이 팽팽해 결국 정부까지 나섰지만 해결을 보지 못했고, FIVB에 질의해 김연경의 소속이 흥국생명이라는 결정이 내려졌다.
김연경은 정부의 도움으로 임시 ITC를 얻어 지난 시즌을 치렀으나 올해 FIVB 결정에 불복해 또 다시 FA를 주장하고 나섰다. 협회가 FIVB에 보낸 공문 중 '원 소속팀(Club of Origin)'이라는 문구를 문제삼아 FIVB에 재질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흥국생명은 김연경을 임의탈퇴시킨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김연경은 지난 10일 KOVO에 임의탈퇴 규정에 대한 질의와 결정에 대한 이의를 신청했고, KOVO는 23일 상벌위에서 결정은 적합했다고 밝혔다.
김연경은 협회에 지난 시즌 페네르바체와 맺은 계약의 정당성을 FIVB에 질의해 줄 것과 다음 시즌 ITC 발급을 요청한 상황이다. 그러나 협회가 FIVB 규정을 따르겠다고 밝히면서 선택의 폭은 더욱 좁아졌다.{RELNEWS:r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