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무대에 도전했다가 프로 구단의 선택을 받지 못한 NBA 출신 마커스 파이저 (사진 제공/KBL)
옛 명성만 갖고 도전하기에는 한국 프로농구 무대가 그리 만만한 곳은 아니다.
25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데저트 오아시스 고교에서 개최된 2013 KBL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 마커스 파이저, 데이비드 해리슨 등 미국프로농구(NBA) 출신 참가자들이 대거 낙방했다.
NBA 무대를 밟아봤다는 사실 만으로도 기량 검증은 의미가 없다. 문제는 지금 당장 갖고있는 기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몸 상태가 뒷받침되느냐가 관건이었다.
파이저는 국내 무대를 노크한 역대 외국인선수 가운데 가장 이름값이 높은 선수라고 평가받을만 하다. 아이오와 주립대 시절 '제2의 래리 존슨'이라며 기대를 모았고 2000년 NBA 신인드래프트 전체 4순위로 시카고 불스의 지명을 받았다.
지금까지 KBL에서 뛰었던 선수 가운데 NBA 신인드래프트 지명 순위가 가장 높았던 선수는 지난 2005-2006시즌 전주 KCC에서 뛰었던 쉐런 라이트로 그는 1995년 전체 6순위 출신이다.
하지만 1978년생의 노장 파이저는 양쪽 무릎이 정상이 아니었다.
트라이아웃을 관전한 한 관계자는 파이저에 대해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무릎도 제대로 굽히지 못했다"고 평가했고 다른 관계자 역시 "파이저는 누구보다 비장한 각오로 트라이아웃에 임했다. 첫 날에는 몸싸움도 잘하고 나름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뒤로 갈수록 힘들어 했다. (1973년생의) 아말 맥카스킬보다도 느렸다"고 말했다.
가장 최근까지 NBA에서 뛰었던 해리슨도 KBL 구단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아니, 선택할 기회조차 없었다.
2008년까지 NBA 무대를 밟았던 해리슨은 213cm의 장신으로 여러 구단의 관심을 샀지만 트라이아웃 도중 부상을 당하자 그대로 짐을 싸서 떠났다.
각 구단들은 옛 명성보다는 지금 갖고있는 기량과 잠재력에 초점을 맞춰 선수를 선발했다. 또한 KBL 경력자들도 적잖게 뽑혔다.
전체 1순위 지명권을 얻은 원주 동부는 KBL 경험이 풍부한 센터 허버트 힐을 지명했다. 인천 전자랜드는 1라운드 6순위, 2라운드 2순위 지명권으로 각각 찰스 로드와 리카르도 포웰을 선택, KBL 경력자들로 선수 명단을 채웠다. 서울 삼성은 2라운드 3순위로 제스퍼 존슨을 지명했다.
{RELNEWS:right}새로운 얼굴 중에서는 창원 LG가 전체 2순위로 지명한 데이본 제퍼슨이 눈에 띈다. 제퍼슨은 198cm의 신장으로 골밑을 책임지기에는 다소 작다는 평가이지만 2011-2012시즌 러시아 리그에서 득점왕을 차지하는 등 최근까지 유럽 정상급 선수로 명성을 떨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