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개그콘서트'에 여풍(女風)이 거세게 불고 있다.
'뿜엔터테인먼트', '전설의 레전드', '황해', '씨스타21', '댄수다' 등 지금의 '개그콘서트' 인기를 이끄는 간판 코너들의 공통점은 개그우먼의 활약이다. 이들은 각자의 개성과 매력을 살려 개그를 펼쳐 더욱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나란히 연예대상 우수상과 최우수상 트로피를 거머쥔 김지민, 신보라의 활약은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김지민은 지난 7일 첫 선을 보인 '뿜엔터테인먼트'에서 허세로 가득 찬 여배우로 분해 "느낌 아니까"란 대사를 단번에 유행시켰다. 김지민을 스타로 만들어준 '거지의 품격'과 '불편한 진실'은 폐지됐지만 공백기나 활동의 타격 없이 안정적으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신보라 역시 '뿜엔터테인먼트'에서 활약 중이다. 극중 거만한 가수로 분한 신보라는 "~해봐야 정신차리지"라는 멘트로 객석을 사로잡고 있다. 이와 더불어 '전설의 레전드'에서는 녹슬지 않은 노래실력을 선보이며 웃음을 주고 있다.
허민, 장효인 등 개그우먼들도 빛을 보기 시작했다.
2008년 KBS 공채개그맨 23기로 데뷔한 허민은 '댄수다'에서 능글맞은 섹시 댄스로 주목받고 있다. 2007년 22기 공채 개그맨 장효인 역시 데뷔 7년 만에 '두근두근'으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데뷔 3년차를 맞은 '남자가 필요 없는 이유'의 박소라와 '딸바보'의 김혜선도 코너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감초로 활약 중이다.
신인들의 활약도 눈에 뛴다.
올해 공채 개그맨으로 선발된 28기 황신영은 '댄수다'에서 유연한 몸놀림으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황해'의 홍일점으로 찰진 옌변 사투리를 선보이는 이수지 역시 지난해 데뷔한 27기다.
개그우먼들의 활약이 두드러지면서 이들이 중심이 된 코너도 사랑받고 있다. 29살 동갑내기 개그우먼 박지선과 오나미는 '씨스타29'라는 코너를 통해 노처녀로서 느끼는 애환을 코믹하게 풀어내고 있다.
'개그콘서트'의 여풍이 불게된 배경은 어디에 있을까.
다수의 연예관계자들은 서수민 CP, 김상미 PD 등 여성 PD들이 제작을 맡으면서 개그우먼의 섬세한 개그 코드를 인정받게 된 '흐름'을 꼽았다.{RELNEWS:right}
한 소속사 관계자는 "여성 개그우먼들이 돋보이는 흐름이 된 것 같다"며 "지금 돋보이는 개그우먼들은 대부분 스스로 욕심이 있고, 탄탄히 준비해왔던 사람들이다. 제작진들도 잘 챙겨주고, 시기가 맞다보니 더욱 돋보이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여성 PD가 선봉장이라 개그우먼들이 더욱 분발할 수 있는 계기는 된 것 같다"며 "이런 흐름이 지금의 시청자들이 원하는 코드와도 맞아 떨어지면서 시너지를 발휘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