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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미군기지 독극물 '비소' 범벅 … MB정부 '은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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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독] 미군기지 독극물 '비소' 범벅 … MB정부 '은폐'

    • 2013-08-12 06:00

    위해성평가 항목에서 제외 … "이명박 정부의 조직적 범죄행위, 사법처리해야"

    [오염으로 신음하는 미군기지] 주한미군기지의 상징인 용산기지의 2016년 반환을 앞두고 오염 정화 문제가 최대 이슈로 다시 부각되고 있다. 그 한가운데는 한미SOFA(주둔군지위협정) 개정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주한미군기지 오염 문제와 SOFA 개정 문제를 집중 취재·보도한다.[편집자 주]

     

    부산시민공원으로 조성 중인 하야리아 미군기지가 인체에 치명적인 비소(As)에 심각하게 오염된 것으로 드러났는데도, 이명박 정부가 위해성평가 항목에서 의도적으로 제외하고 미군에게 면죄부를 준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2009년 실시된 하야리아 기지 위해성평가를 위한 오염조사에서 유해폐기물 저장시설과 차량정비시설 등이 위치한 구역이 비소에 심각하게 오염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BS노컷뉴스가 입수해 단독 보도한 환경관리공단(현 한국환경공단)의 <캠프 하얄리아="" 환경오염조사="" 및="" 위해성평가="" 결과="" 보고서="">(이하 <보고서>)에 따르면, 부지 내부에서 채취한 244개의 시료 가운데 235개가 비소의 주거지역 선별기준을 초과했다. 산업지역 기준을 초과한 시료도 220개나 된다.

    하지만 <보고서>는 "미군 활동에 의한 인위적인 오염이 원인이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결론짓고, 비소를 위해성평가 항목에서 아예 제외한 것으로 확인됐다.

    비소는 예로부터 사람을 독살하는 데 사용된 맹독 물질이다. 비소와 비소화합물의 일부는 동물들에게 강한 독성을 보이는 1급 발암물질로, 비소가 들어있는 공기를 장기간 들이마시게 될 경우 폐암에 걸릴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비소로 오염된 물이나 식품을 장기간 섭취하게 되면 방광암과 피부암, 간암, 신장암, 폐암 등에 걸릴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 유해폐기물 저장시설 · 차량정비시설 구역 비소(As) '범벅'

    하야리아 기지는 A에서 K까지 11개 조사 구역 가운데 C, I, K 3개 구역에 유해폐기물 저장시설과 차량정비시설 등이 집중 배치돼 있었다.

    <보고서>는 81쪽에서 "차량정비시설, 유해폐기물 저장시설 등이 존재하여 오염개연성이 높은 C, I, K 구역을 중심으로 납(Pb), 비소(As), 카드뮴(Cd) 항목을 조사했다"고 밝히고 있다.

    <보고서>는 이어 83쪽에서 "비소 항목은 중금속 오염개연성이 높은 C, I, K 구역에서 총 114개 지점의 213개 시료를 분석한 결과 분석 시료수 대비 기준 초과 시료수 비율이 약 96%였다"고 덧붙였다.

     

    C구역의 경우 유해폐기물 저장소가 위치해 있을 뿐만 아니라 폐 변압기와 각종 폐기물들이 방치돼 있던 구역으로, 72개 시료 가운데 71개가 비소의 주거지역 선별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63개 시료 중 56개에서 기준치 이상의 비소가 검출된 I구역 또한 유해폐기물 저장소와 차량정비소가 들어서 있던 곳으로, 솔벤트가 유출돼 아스팔트가 녹아내리기도 한 지역이다.

     

    역시 유해폐기물 저장소와 차량정비고가 들어서 있던 K구역에서도 73개 시료 중 72개에서 기준치 이상의 비소가 검출됐다.

     

    ◈ '미군 책임 없다'며 위해성평가 항목에서 제외

    하지만, 이같은 조사 결과에도 불구하고, <보고서>는 83쪽과 요약문 iv 쪽에서 "부지 전반에 걸쳐 토양선별기준을 초과하였고 부지 외곽 지역의 시료 및 지반조사 시 채취한 시료에서도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보아 자연발생적 오염으로 판단되며, 미군 활동에 의한 인위적인 오염이 원인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는 엉뚱한 결론을 내리고 있다.

    <보고서>는 이 같은 결론을 내린 근거로 "(부지 내부 다른 구역의 시료 36개와) 부지 외곽 5개 및 지반조사 시료 7개에서 모두 선별기준을 초과하는 비소 농도가 확인되었으며, 부지 외곽의 HM-4 지점에서 최고 6.37㎎/㎏의 비소가 검출됐고, 지반조사 지점 중 하나인 INX-3 지점(지표하 12~13.5m 심도)에서 96.5㎎/㎏의 비소가 검출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이어 요약문 ix 쪽에서 "자연발생적 오염인 비소(As)는 잠재적 오염물질의 선정에서 제외하였다"고 밝히고 있다.

    '자연발생적 오염으로, 미군 활동에 의한 오염이 아니다'고 결론짓고, 위해성평가 항목에서 비소를 제외시켜 버린 것이다.

    ◈ “명백한 범죄행위, 관련자 사법처리해야”

     

    이와 관련해 토양·지하수 전문가들은 '부지 내 유해폐기물 저장시설과 차량정비시설 등이 위치한 구역이 비소에 심각하게 오염된 것으로 나타났는데도 이를 무시하고 마치 부지 전체에서 자연발생적으로 나타난 오염인 것처럼 결론을 내린 것은 조사 결과를 명백하게 왜곡한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RELNEWS:right}

    '부지 내 지반조사에서 기준치(주거지역 선별기준 0.39㎎/㎏)의 247배에 이르는 96.5㎎/㎏의 비소가 검출된 것도 자연발생적인 것이 아니라, 부지 내에서 오염된 비소가 빗물 등을 타고 땅속으로 스며들었다고 보는 것이 보다 타당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부산환경운동연합 최수영 사무처장은 "시민공원으로 조성될 미군기지가 인체에 치명적인 비소에 심각하게 오염된 것으로 드러났는데도 미군에 책임이 없다며 위해성평가 항목에서 아예 제외시킨 것 자체가 명백한 범죄행위"라고 주장했다.

    최 사무처장은 이어 "이명박 정부가 미군에게 면죄부를 주기 위해 조직적으로 대국민 사기극을 벌였음이 다시 한 번 분명하게 확인됐다"며 "하야리아 기지 위해성평가 전반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통해 관련자들을 반드시 사법처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나를 만나는 숲'의 한광용 박사(녹색연합 정책위원)는 "하야리아 기지는 주민들을 위한 시민공원으로 이용될 곳이라는 점에서, 비소의 환경적 독성과 오염 상태 등을 고려할 때 미군의 책임 여부를 떠나 깨끗하게 정화를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그것은 국가의 당연한 책무"라고 지적했다.

    한 박사는 특히 "국가가 진정으로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생각한다면 지금이라도 철저한 재조사와 함께 정화 작업을 반드시 다시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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