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 부임 후 치른 4경기 가운데 3경기서 선발 출전한 최전방 공격수 김동섭은 또 다시 골 맛을 보지 못했다. 황진환 기자
홍명보(44) 축구대표팀 감독이 또 다시 빈곤한 골 결정력에 발목을 잡혔다.
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세계랭킹 22위 페루와의 친선경기에서 득점 없이 무승부에 그쳤다.
지난달 동아시안컵에서의 부진한 성적에 이번 페루전은 홍명보 감독 부임 후 첫 승을 기대했던 경기였다. 그러나 이번에도 한국은 고질적인 득점력 부재를 해결하지 못했다.
이 경기의 무득점으로 홍 감독 부임 후 4경기에서 ‘홍명보호’가 넣은 골은 지난 동아시안컵 일본과의 경기에서 윤일록(서울)의 기록이 유일하게 됐다.
처진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전한 이근호(상주)는 특유의 많은 활동량으로 최전방 공격수 김동섭은 물론 윤일록, 조찬호(포항)와도 수시로 자리를 바꿔가며 페루 수비를 괴롭혔다. 양 측면에 배치된 윤일록과 조찬호도 왕성한 활동량으로 페루를 공략했다. 후반에 교체 투입된 임상협(부산) 역시 체력의 우위를 앞세워 공격 기회를 수 차례 만들었다.
하지만 홍명보 감독이 사용하는 4-2-3-1 전술의 꼭지점인 최전방 원톱 공격수의 무게감은 또 다시 아쉬움으로 남았다. 페루전에도 홍명보 감독의 발목을 잡은 것은 최전방 원톱 공격수였다.
동아시안컵에 이어 다시 한 번 홍 감독의 부름을 받은 김동섭(성남)이 선발 출전했지만 활약은 소속팀에서와는 크게 달랐다. 공중볼 다툼에 적극가담하며 2선 공격수들에게 자주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까지는 좋았다.
직접적으로 홍명보 감독이 페루전에서 원했던 모습은 승리가 아니라 골이었다. 후반 시작과 함께 김동섭을 대신해 그라운드를 밟은 조동건(수원)도 끝내 상대의 골 망을 시원하게 흔드는 모습은 보여주지 못했다.
현장에서 경기를 지켜본 장지현 SBS 해설위원은 “이근호는 물론, 윤일록과 조찬호가 가세하면서 해외파를 포함해 축구대표팀의 미드필더진의 잠재적인 후보군이 역대 최강 수준이 됐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