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없어도 큰 공백이 없는데요."
인삼공사 이상범 감독은 두 달 이상 팀을 떠나있었다. 한창 팀을 만들어야 할 시기에 인삼공사 감독이 아닌 대표팀 코치 자리에 그야말로 올인했다. 아시아선수권대회 3위로 16년 만의 농구월드컵 출전이라는 값진 성적표를 받았지만 소속팀에 미안한 마음이 가득했다.
게다가 팀에 복귀한 지 나흘 만에 공식 경기를 치러야 했다. 모처럼 벤치 앞에 서서 인삼공사를 지휘하려니 어색함도 흘렀다.
하지만 건국대를 상대로 형님의 힘을 보여줬다. 인삼공사는 16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프로-아마 최강전 1회전에서 77-62로 승리했다. 최현민이 20점, 8리바운드로 힘을 냈고, 최지훈도 15점을 보탰다. 초반 건국대의 패기에 고전했지만 3쿼터부터 프로의 노련함으로 건국대를 압도했다.
특히 인삼공사는 지난해 프로아마 최강전에서 1회전 탈락의 아픔을 설욕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주전들이 뛸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또 한 번의 패배는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이상범 감독은 "내가 없어도 큰 공백이 없는 것 같다"면서 "아직 팀과 소통이 잘 되지 않는다. 또 부상자들도 너무 많다. 주전이 없어서 힘들었는데 여름에 코치들이 선수들의 몸이나 시스템을 잘 만들어 놓은 것 같다. 코치들에게 고맙다. 이제 내 몫이다. 내가 잘 만들어서 시즌을 치르겠다"고 웃었다.
현재 인삼공사는 부상 병동이다. 오세근과 양희종, 김일두가 정상적인 훈련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상범 감독은 인삼공사 특유의 압박 수비로 시즌을 풀어나갈 계획이다.
이상범 감독은 "오세근은 1라운드 중반이나 2라운드 초반에 돌아온다. 양희종은 9월 전지훈련부터 합류하고, 김일두는 아직 미정"이라면서 "지난 시즌과 비슷하게 프레스로 승부하겠다. 오세근이 오면 높이도 밀리지 않는다. 시즌 막판에는 박찬희도 돌아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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