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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일반

    한해 평균 3조원, 복지로 쓰고 남아

    고소득자에 42% 소득세 적용하면…

     

    증세 없는 복지가 가능할까. 세출예산을 조정하고 지하경제를 양성화한다고 복지 생태계를 아름답게 구축할 수 있을까. 많은 경제 전문가들은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지적한다. 먼저 '소득세 과표구간'을 재조정해 증세를 위한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2008년 12월. MB정부는 소득세 개정작업에 착수했다. 참여정부와 마찬가지로 소득세를 낮춰 소비를 늘리겠다는 취지에서였다. 소득세 과표구간 1200만원 이하의 세율을 8%에서 6%로 2%포인트 낮췄다. 나머지 과표구간의 세율은 매년 1%포인트씩 인하하기로 했다. 특히 8800만원 초과 과표구간 세율은 35%에서 33%로 2%포인트 낮추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시행시기는 2010년으로 잡았다.

    문제는 8800만원 초과 과표구간의 세율이었다. 서민층의 감세폭보다 1%포인트 높았기 때문이다. 당연히 부자감세 논란이 일었고, 이는 2010년 6ㆍ2 지방선거의 판세를 가르는 변수로 작용했다. '부자만을 위한 정권'이라는 공세를 피하지 못한 MB정부와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은 6ㆍ2 지방선거에서 참패했다. 그 결과 부자감세 전략을 철회해야 한다는 논의가 일었고, 8800만원 초과 소득자에 대한 감세안이 철회됐다.

    2011년엔 '한국판 버핏세'까지 통과됐다. 과표구간 '3억원 초과'를 신설해 38%의 세율을 매기기로 한 것이다. 한나라당이 내세운 '국민 70%를 위한 보편적 복지'를 실현하기 위한 부자증세 전략이었다.

    MB정부를 관통하는 세금전략은 이처럼 두개로 나눌 수 있다. 상반기는 감세, 하반기는 증세다. 상반기에는 '비즈니스 프렌들리', 하반기엔 '복지'를 콘셉트로 삼았다는 얘기다. 이런 면에서 '경제민주화'를 화두로 삼고 있는 박근혜 정부의 코드는 MB정부 하반기와 비슷하다. 다른 점이 있다면 MB정부와 달리 '증세 없는 복지'를 지향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구상대로 세금을 늘리지 않고 복지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다면 다행이다. 문제는 이 구상의 실현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많은 경제전문가들이 '증세론'을 펼치는 이유다. '과표구간을 새로 설정해 세수확보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그래서 나온다.

    그럼 과표구간을 다시 설정하면 세수확보를 얼마나 할 수 있을까. 나성린 새누리당 의원은 소득세 최고세율 38%가 적용되는 3억원 구간을 2억원으로 낮추자고 주장했다. 이용섭 민주통합당 의원은 당론차원에서 발의한 소득세법 개정안에서 "최고세율 38% 적용구간을 3억원에서 1억5000만원으로 낮추자"고 했다. 세수증대 효과는 연간 1조15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소득세 과표구간을 새로 설정함과 동시에 소득세율 자체를 올리는 입법안도 제출됐다. 박원석 무소속 의원은 최고세율 적용구간을 1억2000만원으로 낮추고, 세율은 40%로 상향조정하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세수효과는 2013~2017년 10조5000억원 규모로 예상된다. 안민석 민주통합당 의원은 소득세 최고 과표구간을 1억2000만원으로 낮추고, 세율은 38%에서 42%로 높이자고 주장했다. 세수증대 효과는 2013~2017년 15조9523억원, 연평균 3조 1905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들 소득세법 개정안의 요지는 고소득층의 증세다. 중산층과 저소득층에게 부담이 가지 않는 선에서 세금을 늘리고 복지를 꾀하자는 것이다. 이는 부자증세가 아니라 보편적 복지를 위한 발판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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