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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국정원 댓글제안 두번이나 단호 거부"

국회/정당

    "노무현, 국정원 댓글제안 두번이나 단호 거부"

    김창호 前처장 "원세훈 명백한 위증..시정잡배도 아니고.."

     



    -원세훈 참여정부 발언, 명백한 허위
    -盧, 국정원 관여 못하게 단호히 지시
    -MB, 국정원 댓글 모를 리 없어
    -선서 거부, MB정부 공직자 수준 의심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창호 좋은미래정책연구소 소장(참여정부시절 국정홍보처장)


    ‘노무현 정부 때부터 정권 홍보를 위한 댓글작업을 했다.’ 지난 16일, 국정원 국정조사 청문회 자리에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한 말입니다. 결국 이명박 정부 이전에도 국정원 직원들이 인터넷 댓글로 정부정책에 대한 홍보, 대북심리전 이런 걸 해 왔다는 건데요. 특별히 이번 대선에만 개입한 게 아니라는 주장입니다. 정말일까요? 참여정부 인사들이 지금 강력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직접 들어보죠. 참여정부의 국정홍보처장을 맡았던 분, 김창호 좋은미래정책연구소 소장이 연결 돼 있습니다.

    ◇ 김현정> 참여정부 시절에도 국정원이 이런 댓글작업을 했다는 게 원 전 원장의 주장인데요. 정말 했습니까?

    ◆ 김창호> 일단 그 주장을 들으면서 일종의 공직자로서 직업윤리, 이런 것들을 생각하게 하네요. 사실에 근거한 좀 책임 있는 진술과 발언들을 하길 기대했는데, 시정잡배도 아닌 사람들이 명백한 허위진술을 했기 때문에 참 실망스럽습니다. 언제 어디서 누구로부터 그런 보고를 받았는지 구체적으로 밝혀야 되겠죠.

    ◇ 김현정> 명백한 거짓이다, 이런 말씀이신데요. 그렇게까지 확신할 수 있는 어떤 근거랄까요, 당시 상황에 대해서 뭔가 기억날 만한 게 있으십니까?

    ◆ 김창호> 그 당시에 국정원 국내담당 책임자가 저한테 와서 실제로 이 같은 제안을 했지만 제 선에서 단호하게 거절했던 여러 가지 사례와 증거들이 있습니다.

    ◇ 김현정> 국내담당 책임자라면 국정원 제2차장이 청와대의 국정홍보처장에게 와서 제안을 했다고요?

    ◆ 김창호> 당시 정보의 홍보물을 총괄했던 부서죠. 저를 찾아와서 여러 가지 제안을 했고, 그중의 하나가 ‘FTA 홍보에 관한 댓글을 달 수 있도록 대통령께 허락을 받아 달라. 그리고 관련 자료를 주시면 저희가 댓글을 달겠다.’ 해서 제가 ‘그런 일은 하지 마라. 대통령 생각과도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것이 정책의 정당성을 허물어뜨리기 때문에 그런 일은 옳지 않다.’고 거절을 했었죠.

    ◇ 김현정> 한미FTA 반대 목소리가 일어난 그 무렵의 얘기군요?

    ◆ 김창호> 네. 그렇죠. 2006년도입니까? 2006년도, 제가 알기로는 7월 19일 저녁 7시에 만난 걸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정확하게 날짜와 시간까지 기억하시네요?

    ◆ 김창호> 네. 그렇습니다. 제가 다 메모를 해 놓죠. 나중에 이런 상황이 있을지 모르겠다고 생각을 해서 다 일정표와 중요한 논의사항을 메모 해 놨습니다.

    ◇ 김현정> 어디서 만났는지도 기억하시겠네요?

    ◆ 김창호> 네. 코리아나호텔에 안가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중식당에서 중식을 같이 먹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김창호 좋은미래정책연구소장 (자료사진)

     

    ◇ 김현정> 코리아나호텔 중식당에서 7월 19일 저녁 7시에 만났다. 어떤 제안인지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시겠어요?

    ◆ 김창호> 참여정부에서는 당시에 아시다시피 국정원의 역할을, 그러니까 정치나 정책에 개입하는 역할을 거의 차단시켜놨습니다. 그런데 당시에 FTA가 굉장히 중요한 정책적 사안이었고요. 이런 핵심적 국정과제에 대해서 국정원이 관여하지 못한다는 것에 대해서 국정원의 어떤 위기, 일종의 역할의 위기 같은 것을 아마 느꼈던 것 같습니다. 뭔가 거기에 역할을 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고요. 그래서 아마 당시에 홍보를 총괄 책임지고 있었던 저를 찾아와서.. 아마 대통령한테 직접 보고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겠죠.

    ◇ 김현정> 그 당시에 독대를 금지해 놨었으니까요.

    ◆ 김창호> 그렇습니다. 대통령께 보고를 해 달라고 저한테 요청을 한 거고.

    ◇ 김현정> 대신 청와대에 가서 보고를 해 달라. 우리가 홍보작업, 여론홍보작업을 하겠다?

    ◆ 김창호>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 당시 정확하게 댓글 홍보작업이라고 말했습니까?

    ◆ 김창호> 그렇죠. ‘국정원에서 FTA를 찬성하기 위한 댓글작업을 자신들이 할 수 있도록 대통령께 허락을 받아 달라.’ 이렇게 얘기를 했습니다.

    ◇ 김현정> 여러 가지 홍보작업의 루트들과 방법이 있을 텐데, 인터넷 댓글이라고 했어요?

    ◆ 김창호> 그렇습니다. ‘인터넷 댓글’ 이라고 얘기했습니다.

    ◇ 김현정> 그걸 할 수 있도록 보고해 달라. 그래서 처장님이 안 된다, 이런 답변을 분명하게 하셨어요?

    ◆ 김창호> 네. ‘단호히 거절’했죠. 그것은 참여정부의 역사적 정통성과 관련된 문제고. 국정원의 정치개입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우리는 역사적으로 꾸준히 봐왔거든요. 그런 식의 판단은 우리 내부의 공통적인 판단이었을 겁니다.

    ◇ 김현정> 처장님 선에서 일단 안 된다고 얘기를 하자 국정원측의 반응은 어땠습니까?

    ◆ 김창호> 어떤 식으로든 국정원에 대한 역할의 중요성에 대해서 여러 가지로 저한테 설명을 했죠. ‘국정원이 왜 정부 운영에 중요한가’에 대해서 여러 가지 설명을 했었습니다.

    ◇ 김현정> 좀 하게 해 달라. 간곡한 설득을 계속한 거군요?

    ◆ 김창호> 계속 설득보다 제가 단호하게 거절하니까 ‘국정원의 역할 중요성에 대해서, 일반정부 운영에서 국정원이 얼마만큼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일반론으로 계속 저한테 설명을 했던 기억이 있죠.

    ◇ 김현정> 이 사실을 듣고, 당시 노무현 대통령에게도 보고를 하셨어요?

    ◆ 김창호> 네, 사후에. 며칠 후에 국무회의가 끝난 자리에서 제가 보고를 드렸습니다. 사후에 보고 드린 거죠.

    ◇ 김현정> 그러자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답변은 뭐였습니까?

    ◆ 김창호> 국무회의가 끝나고, 구두보고 드리고 걸어 나오면서. 그러니까 청와대 회의실에서 승용차에 탑승하기 전까지 제가 구두보고를 드렸죠. 그랬더니 대통령께서 ‘잘하셨다. 절대 국정원이 여기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 이렇게 얘기를 하셨죠.

    ◇ 김현정> 조금 더 구체적으로 기억나는 말씀이 있습니까?

    ◆ 김창호> 그러니까 그 당시에 차에 타기 전에 서서 저한테 설명을 충분히 들으시고, ‘잘 하셨습니다. 절대 국정원이 여기에 관여해서는 안 됩니다. 다시 한 번 얘기를 해 주세요.’ 이렇게 저한테 지시를 하셨습니다.

    ◇ 김현정> 그래서 다시 한 번 얘기하셨어요?

    ◆ 김창호> 그렇죠. 그리고 더 저기한 것은.. 식사 후에, 아마 1시 반이 넘었던 것 같습니다. 비상전화로 다시 저한테 전화가 왔어요, 대통령께서 직접.

    ◇ 김현정> 노무현 대통령이 또 전화를 하셨어요?

    ◆ 김창호> 네. 식사를 하시면서 ‘이게 자칫하면 친구들이 여기에 대해서 너무 쉽게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혹시나 이렇게 생각을 하셨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저한테 다시 전화를 하셔서 ‘국정원에 분명히 내 의사를 전달해라. 이건 절대 안 되는 일이니까 절대 해서는 안 된다.’ 하고 저한테 말씀을 주셨고요. 그래서 대통령께 ‘저도 말씀을 전하겠지만 청와대 민정수석실과 국정상황실을 통해서도 지시를 해 주십시오.’ 그렇게 저도 말씀을 드렸고요. 그래서 그 이후에 민정수석실과 국정상황실에서 저하고 협의를 거쳐서 다시 국정원에 지시를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청와대에서는 그렇게 강력하게 하지 말라고 했지만 혹시라도 국정원이 알아서, 그러니까 아까 전에 국정원의 위기와 위축을 말씀하셨잖아요. 위기라고 느껴서, 우리가 위축된다고 느껴서 댓글작업을 알아서 했을 가능성은 없습니까?

    ◆ 김창호> 그걸 전혀 배제할 수는 없지만, 국정원이라는 정보조직은 대통령의 인지나 허락 없이 움직이기가 쉽지 않을 겁니다. 따라서 그 책임의 문제를, 그러니까 어떤 식으로든 본인이 전체적으로 책임을 지는 상황들을 만들지 않을 걸로 저는 생각 하거든요. 그래서 지금과 같은 이명박 정부 아래서 선거 개입을 위한 댓글작업이 이명박 대통령은 모르고 진행됐다? 그것은 현실적으로 조금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럼 분명한 것은 국정원이 그 당시에도 국내 정치에 개입하기 위해서 뭔가 끊임없이 계속해서 노력을 했었다, 이렇게는 볼 수 있는 건가요?

    ◆ 김창호> 아마 그 당시에도 국정원의 존재위기, 역할의 위기 같은 것이 계속 됐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자기 역할을 꾸준히 확장하고, 새로운 역할을 개발하는 일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있었을 겁니다. 조직은 있고 예산도 있고 인력은 있는데, 기존의 정치 개입과 같은 부정적인 역할은 차단을 하고 새로운 역할을 자꾸 주문하니까 어떤 새로운 역할을 찾으려고 했겠죠. 그러나 아마 예전대로 끊임없이 되돌아가려고 하는 그런 관성은 계속 있었지 않았겠느냐, 이렇게 예측은 해 볼 수가 있죠.

    ◇ 김현정> ‘이명박 정부가 모르고 댓글작업이 이뤄졌을 가능성은 없다.’ 지금 이 말씀을 하셨어요.

    ◆ 김창호>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럼 원세훈 전 원장은 왜 거짓말을 했을까요?

    ◆ 김창호> 저는 이명박 정부 공직자들의 공직자 윤리 같은 것이 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조현오 전 경찰청장의 허위진술, 그리고 이번에 원세훈 원장의 진술을 보면서. 특히 증인선서까지 거부하지 않았습니까?

    ◇ 김현정> 증인선서 거부라는 초유의 사태가 있었죠.

    ◆ 김창호> 네. 그건 공직을 지낸 사람들이 공개적으로 ‘나는 허위진술을 하겠다’고 천명한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이런 정도의 윤리의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공직을 맡고 있었느냐. 이런 분들의 어떤 윤리의 문제, MB정부의 공직자 수준의 문제를 생각하게 하는 상황이죠.

    ◇ 김현정> 그게 진실이었으면 증인선서를 했을 것이다. 거짓이니까 증인선서 못했다, 이런 의심도 드시는 거예요?

    ◆ 김창호> 한두 가지만 거짓진술이 아닐 텐데, 이거 하나만 가지고 선서했다? (웃음) 아마 그렇게는 안 했겠죠.

    ◇ 김현정> 당시 상황을 기록해 둔 문건이나 녹취, 뭔가 증거가 될 만한 것도 가지고 계세요?

    ◆ 김창호> 제 일정을 기록해 놓은 일정표가 있고요. 그 나머지 것에 대해서는 제 사적인 것이어서 공개하기가 좀 곤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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