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의 알 아흘리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격돌하는 서울은 원정 1차전에서 상상 이상의 텃세를 만났다.(자료사진=FC서울)
'K리그의 자존심' FC서울이 중동의 모래바람보다 더 높은 텃세를 만났다.
서울은 K리그 클래식에서 유일하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에 진출했다.
8강 상대는 지난 시즌 이 대회에서 준우승했던 사우디아라비아의 강호 알 아흘리. 지난 시즌까지 FC포르투(포르투갈)의 리그 2연패를 이끌었던 비토 페레이라 감독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에버턴 대신 알 아흘리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자국 선수들이 주축인 알 아흘리는 리그에서 중위권을 오가는데다 지난 시즌도 5위에 그치며 2014년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이 좌절됐다. 하지만 AFC 챔피언스리그에서는 8강까지 단 한번의 패배도 기록하지 않으며 승승장구했다.
2007년 여름 K리그 전남 드래곤즈에 입단해 1년간 24경기 3골에 그쳤던 빅토르 시모에스가 2009~2010시즌부터 간판 공격수로 활약하고 있으며 최근 마리티무(포르투갈)에서 활약하던 한국인 공격수 석현준까지 영입해 화력을 보강했다.
하지만 서울이 맞서야 할 상대는 비단 중동의 무더위와 시차, 상대 선수들에 그치지 않는다. 지난 18일 사우디아라비아로 출국한 서울은 황당한 상황을 마주했다.
22일 새벽 8강 1차전이 열릴 킹 압둘라지즈 스포츠시티 경기장에서 무려 110km나 떨어진 숙소를 배정하는 상상 이상의 텃세를 부린 것. 서울은 AFC에 항의했지만 경기장과 숙소를 가깝게 배치해야 한다는 규정에 강제성이 없어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했다.
상대의 도 넘은 텃세는 서울의 전의를 불태우는 계기가 됐다. 주축 미드필더 하대성과 오른쪽 측면 수비수 차두리는 부상으로, 주전 수비수 아디가 경고 누적으로 각각 출전이 불가능할 전망이지만 이들을 제외한 총력전을 예고했다.
K리그 클래식에서 '서울 극장'이라는 별명까지 얻은 극적인 승부가 이어지며 7연승을 내달리고 있는 상승세를 적지에서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RELNEWS:right}
선수들은 물론 최용수 감독에게도 2년 전 알 이티하드(사우디아라비아)와의 AFC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원정 1차전에서 패했던 기억을 씻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