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배우 김성오 김해숙과 안권태 감독, 유아인 이시언 정유미 김정태가 2일 서울 CGV압구정점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이명진 기자
"세상이 언제 우리 편인 적 있었나!" - 영화 '깡철이' 중에서 강철의 대사.
무자비한 현실 속에서도 희망을 놓지 않는 청춘의 모습을 그린 영화 '깡철이'를 연출한 안권태 감독과 배우 유아인 김해숙 김정태 김성오 정유미 이시언이 제작보고회를 갖고 영화 이야기를 들려 줬다.
10월 개봉을 앞둔 깡철이는 부산의 부두 하역장에서 하루 벌어 사는 강철이(유아인)와 성치 않은 몸으로 동네방네 사고만 치고 다니는 엄마 순이(김해숙)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부산 뒷골목 보스 상곤(김정태)과 그의 동생 휘곤(김성오), 강철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는 수지(정유미), 강철의 죽마고우인 사고뭉치 종수(이시언)가 얽히고설키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그렸다.
2일 서울 신사동에 있는 CGV 압구정점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유아인은 "극중 강철은 엄마 순이에게 아들이면서도 아빠, 남편 같은 존재"라며 "영화의 배경이 부산이다보니 사투리로 연기하는 것이 어려웠는데, 제 고향이 대구여서 두 곳의 언어가 미묘하게 달라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것보다 더 힘들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사실 깡철이는 제목만 보고 전작 '완득이'(2011년)의 연장선에 있는 듯해 '똑같은 모습을 보여 주면 어쩌나'라는 마음으로 시나리오를 덮어뒀던 작품인데 우연히 보고는 무척 감동 받아 출연을 결심했다"며 "강철은 완득이보다 훨씬 남자답고 거친 인물"이라고 덧붙였다.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1961년) 속 햅드리 헵번을 연상시키는 의상을 입고 등장한 김해숙은 "태어나서 이런 의상 처음 입어봤는데 극중 순이가 오드리 헵번을 동경하는 여자여서 오늘 콘셉트로 잡아봤다"며 "처음 캐스팅 제의를 받았을 때 유아인이 내 남편이요 애인이라고 들었고 촬영 때도 아들이 아니라 평생의 반쪽으로 생각했는데, 아들바라기 순이는 그만큼 강철이에게 인생을 걸고 사는 꿈 많고 소녀 같은 인물"이라고 말했다.
김정태는 "강철이와 질긴 악연으로 엮이는 역할로 추운 겨울에 촬영하면서 극중 동생으로 나오는 김성오 씨와 장대비를 맞으며 대화하는 신이 있었는데 정신이 나갈 정도로 힘들어서 이를 악물고 깡으로 버틴 기억이 난다"며 "개인적으로는 이번 역할이 그동안 늘 해 온 것들과 크게 다르지 않아 고심이 상당히 컸지만, 전체적인 내용을 생각하면서 캐릭터를 억지로 표현하기보다 이야기에 녹아들기 위해 노력했고 내 의견보다는 감독을 믿고 의지했다"고 했다.
김성오는 "서울 태생이라 부산 사투리에 대한 부담이 컸던데다 흥분하면 말을 더듬는 캐릭터로서 설정 자체가 워낙에 강해 촬영 전부터 감독님과 상의를 많이 했다"고 전했다.
영화 '좋지 아니한가'(2007년)에 이어 유아인과 두 번째로 호흡을 맞춘 정유미는 "첫 작품에서 유아인 씨는 그 캐릭터에 맞게 풋풋했는데 이번에는 강철이처럼 듬직해 기대고 싶은 면이 있었다"고 했다.
한때 정유미를 이상형으로 꼽았던 유아인도 "정유미 씨는 자유롭다기보다는 자연스러운 사람으로서 개인적으로는 팬"이라며 "아직도 좋아하는 여자지만 감정이 있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신하균 원빈 주연의 '우리 형'(2005년) 이후 오랜 만에 메가폰을 잡은 안권태 감독은 "깡철이가 20대 청춘에 관한 영화여서 그 세대를 대표하는 배우 유아인을 원했었다"며 "완득이와 비교하는 목소리도 있는데 제목을 깡철이로 미리 정해 두고 시나리오를 썼고 강철이가 완득이보다 내면으로 더욱 깊이 파고든 캐릭터여서 감독 입장에서는 걱정이 없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