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외아들 의혹'에 휘말린 채동욱 검찰총장이 13일 전격 사의를 표명하면서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한 역대 12번째 검찰 수장으로 기록됐다.
검찰총장 임기제는 검찰의 독립을 보장하기 위해 노태우 대통령 시절인 1988년 도입됐다. 그러나 이후 임명된 검찰총장 18명 가운데 6명만 임기를 무사히 마쳤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는 임채진·김준규·한상대 검찰총장이 줄줄이 옷을 벗으면서 단 한 명도 2년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임기제 시행 이후 첫 검찰총장은 김기춘 현 청와대 비서실장이다. 그는 1988년 12월부터 2년 임기를 마치고 퇴임했다.
중도사퇴한 12명의 검찰총장 가운데 24대 김두희, 28대 김태정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으로 영전한 경우다. 나머지는 친인척 비리나 검찰 안팎의 갈등 사태 등을 견디지 못하고 물러났다.
25대 박종철 검찰총장은 슬롯머신 사건을 수사하다가 권력층과 마찰을 빚고 취임 6개월만에 사퇴하면서 첫 비운의 검찰총장이 됐다.
30대 신승남 검찰총장은 '이용호 게이트'에 친동생이 연루되면서 물러났다. 뒤를 이은 이명재 검찰총장은 당시 서울지검에서 발생한 피의자 사망 사건의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최근 들어서는 법무부나 경찰 또는 청와대와의 갈등 국면에서 돌파구를 마련하려고 사퇴 카드를 꺼내드는 경우가 많았다.
34대 김종빈 검찰총장은 천정배 당시 법무부 장관이 동국대 강정구 교수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발동하자 이에 반발해 총장직을 내던졌다.
38대 한상대 검찰총장은 '검란(檢亂)'으로 불린 사상 초유의 지휘부 내분 사태 속에 물러났다.
채동욱 검찰총장은 4월4일 취임 이후 163일만에 물러나면서 임기제 도입 이후 세 번째로 단명한 검찰총장으로 기록됐다.
임기를 보장받고도 가장 빨리 물러난 검찰총장은 1992년 12월6일부터 이듬해 3월7일까지 92일 근무한 김두희 전총장이다.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검찰 불신 표명에 반발해 물러난 32대 김각영 검찰총장은 120일 동안 총장직을 수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