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이 아시아 프로축구 무대에서 K리그의 자존심을 세웠다.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을 맞아 축구 팬들에게 값진 선물을 전하겠다던 최용수 감독은 약속을 지켰다.
서울이 3수 끝에 마침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이하 ACL) 4강 무대를 밟게 됐다.
서울은 18일 오후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된 알아흘리(사우디)와의 8강 홈 2차전에서 후반 44분에 터진 데얀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데얀이 골을 터뜨린 순간 추석 연휴 첫날에도 축구장을 찾은 1만8천여명의 관중들은 일제히 함성을 질렀다. 득점없이 무승부로 끝나도 4강 진출이 가능했지만 벼랑 끝에 몰린 알아흘리의 파상공세가 계속돼 팬들이 느끼는 긴장감은 상당했다.
하지만 데얀의 한방이 모든 것을 끝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은 그야말로 축제의 무대가 됐다.
이로써 서울은 1-1로 끝난 원정 1차전 결과를 포함한 최종 합계 2-1를 기록해 준결승행 티켓을 가져갔다.
서울이 ACL 4강 무대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은 2009년과 2011년에 8강에 올랐지만 모두 4강 진출에 실패했다.
또한 K리그 팀들 가운데 유일하게 살아남은 서울은 준결승전 진출로 한국 프로축구의 자존심을 지켰다. K리그는 2009년부터 작년까지 4년 연속 ACL 결승에 올라 세 차례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이제 서울이 연속 기록 연장에 도전장을 내밀게 됐다.
{RELNEWS:right}서울은 처음부터 무승부를 염두에 두지 않았다. 거침없이 상대 골문을 위협했다. 그러나 좀처럼 골이 터지지 않았다. 골키퍼 김용대의 눈부신 선방에 알아흘리 역시 서울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안심할 수 없는 0의 균형이 계속되던 후반 44분, 데얀은 골키퍼와 1대1로 맞선 역습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골을 터뜨려 승부를 결정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