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몸을 이끌고 10년만의 '아시아 정상' 탈환에 나섰던 남자배구가 아쉽게 결승서 무릎을 꿇었다.
박기원 감독이 이끄는 남자 배구대표팀은 6일(한국시각)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함단 스포츠콤플렉스에서 열린 이란과의 제17회 아시아남자배구선수권대회 결승에서 0-3(19-25 22-25 19-25)으로 패했다.
세계랭킹 23위의 한국은 12위 이란을 맞아 투혼을 불살랐지만 '아시아 최강' 이란을 넘지 못했다. 2008년 이후 7연패의 열세가 이어져 상대전적은 12승8패가 됐다. 이란은 2011년 테헤란 대회에 이어 2연패를 달성했다.
최근 치러진 이 대회에서 4회 연속 3위에 머물렀던 한국은 2003년 톈진 대회 이후 10년만의 '아시아 정상'에 도전했다. 호주(12위)와 중국(16위)을 차례로 꺾으며 결승까지 진출했지만 계속된 경기로 인한 선수단의 컨디션 저하가 발목을 잡았다.
에이스 전광인(KEPCO)이 오른쪽 팔꿈치 부상을 당한 것은 물론, 연이은 경기 일정으로 곽승석·한선수·진상헌(이상 대한항공)·김정환(우리카드) 등 주요 선수들도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설상가상으로 박기원 감독이 준결승 경기 도중 왼발 아킬레스건이 파열되는 중상을 입어 휠체어를 타고 결승전을 지휘하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졌다.
아쉬운 패배로 이란과의 결승전을 마친 박기원 감독은 "선수들의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었기 때문에 제대로 된 시합을 할 수 없었다.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경기였다"면서 "힘든 일정 속에서도 끝까지 열심히 싸워준 선수들에게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