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유희관이 준플레이오프 2차전 선발로 예고됐다. (자료사진=두산 베어스)
두산 김진욱 감독이 유희관 카드를 꺼내들었다.
8일 열린 준플레이오프 1차전은 넥센의 4-3 승리로 끝났다. 먼저 1승을 거둔 넥센 염경엽 감독은 9일 2차전 선발로 앤디 밴 헤켄을, 1패를 떠안은 두산 김진욱 감독은 유희관을 선발로 예고했다.
넥센은 예상대로다. 시즌 내내 브랜든 나이트와 원투 펀치로 활약하면서 12승10패 평균자책점 3.73을 기록한 밴 헤켄의 등판에는 이견이 없다. 염경엽 감독도 1차전에서 승리한 뒤 "선발 로테이션은 시즌 그대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넥센과 달리 두산의 2차전 선발은 다소 의외다.
물론 유희관의 실력이 떨어진다는 말이 아니다. 유희관은 올 시즌 불펜으로 시작했다가 선발로 전환하면서 10승7패 평균자책점 3.53의 성적을 냈다. 2차전 선발로 손색 없는 성적이다.
하지만 두산에는 노경은이 있다. 노경은은 지난해 12승6패 평균자책점 2.53으로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WBC 대표팀에도 발탁됐다. 올 시즌에는 10승10패 평균자책점 3.84로 조금 주춤했지만 더스틴 니퍼트가 부상으로 빠진 사이 두산 선발진을 이끌어왔다. 니퍼트에 이은 준플레이오프 2차전 선발 후보였다.
김진욱 감독이 유희관을 낙점한 이유는 바로 목동구장에서 둘의 성적을 참고했기 때문이다.
노경은은 넥센전 4경기에 선발 등판해 2패 평균자책점 6.04로 부진했다. 게다가 목동구장에서는 3경기에 등판해 2패 평균자책점 8.62로 더욱 나빴다. 반면 유희관은 넥센전 4경기에서 1승1패 평균자책점 3.77, 목동구장 3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점 3.68을 기록했다. 잠실구장에서 넥센을 상대로 6⅔이닝 무실점의 좋은 기억이 있는 노경은을 뒤로 돌린 셈이다.
게다가 유희관의 배짱도 김진욱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유희관은 지난 7일 미디어데이에서 넥센 4번 타자 박병호를 옆에 두고 "70km 커브도 상황되면 던지겠다"면서 "예전부터 박병호는 무서워하지 않았다. 목동에서는 피홈런도 없고, 오히려 박병호보다 다른 선수들이 더 걱정된다"고 자신했다.
1차전 승리팀이 플레이오프에 올라갈 확률은 86.4%다. 총 22차례 준플레이오프에서 19번이나 1차전 승리팀이 올라갔다. 그런데 역전이 된 세 차례 준플레이오프 중 두 차례(2009년, 2010년)가 두산이 만든 역전극이다. 유희관 카드가 통한다면 얼마든지 역전이 가능하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