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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번·1루수 부담' 김현수, 쓸쓸한 가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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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번·1루수 부담' 김현수, 쓸쓸한 가을 될까

    준플레이오프 1~2차전 무안타 침묵

    두산 김현수. (자료사진=두산 베어스)

     

    "포스트시즌도 연봉에 포함됐으면 전 엄청 깎였을 걸요."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둔 두산 김현수의 넋두리였다. '타격기계'라는 애칭답게 2008년부터 다섯 차례나 3할 타율을 넘어섰지만, 이상하게 가을만 되면 방망이에 힘이 빠졌기 때문이다.

    김현수는 지난해까지 포스트시즌 43경기에서 타율 2할7푼3리, 5홈런, 18타점을 기록했다. 3할을 밥 먹듯이 치는 김현수임을 감안하면 조금 아쉬운 기록이지만, 그렇다고 썩 나쁜 기록은 아니다.

    문제는 결정적인 순간에 침묵했다는 점이다. 2008년 한국시리즈를 비롯해 2010년 플레이오프 등 찬스에서 연거푸 병살타를 때렸다. 크게 욕심을 내는 것도 아니다. 팀 승리만 바라보는 김현수이기에 더욱 아쉬움이 컸다. 김현수도 "포스트시즌은 보너스"라면서 "2009년을 빼면 크게 잘 한 적이 없다. 연봉 계산에도 포함이 안 되던데 만약 포함됐다면 연봉 엄청 깎였을 것"이라고 멋쩍게 웃는 이유다.

    넥센과 준플레이오프. 김현수에게 또 다시 시련의 가을이 찾아왔다. 1, 2차전에서 4번 타자로 출전했지만 8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1차전에서 내야 땅볼만 3개를 때리더니, 2차전에서는 병살타까지 쳤다. 이래저래 안 맞는 김현수다.

    일단 부담감이 김현수의 어깨를 누르고 있다.

    김현수의 9~10월 타율은 2할5푼이다. 시즌 막판 타격감이 바닥까지 떨어졌다. 게다가 올 시즌 4번 타자로 나선 13경기에서 49타수 10안타, 타율 2할4리에 그치고 있다. 그럼에도 팀 사정으로 준플레이오프에서 4번을 맡을 수밖에 없다.

    넥센 4번 타자 박병호와 비교도 부담이다. 첫 포스트시즌에 나서는 박병호는 첫 타석부터 홈런을 때리는 등 홈런 1개와 함께 볼넷 3개를 골라내며 팀의 중심을 잡고 있다. "병호형이 위라 생각하고 평하게 하겠다. 너무 신경을 쓰면 팀이 무너진다"고 말했지만 박병호와 비교에 부담이 없을 수는 없다.

    게다가 포지션도 낯설다. 좌익수가 아닌 1루수로 출전했다. 오재원과 오재일이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고, 최준석은 수비가 불안한 탓이다.

    오재원이 2차전부터 2루수로 선발 출전하는 등 컨디션이 올라왔지만, 남은 경기에서도 김현수가 1루수를 볼 가능성이 크다. 좌익수로 나서고 있는 정수빈이 1~2차전에서 8타수 6안타 맹타를 휘두르고 있기 때문이다. 지명타자에는 홍성흔이 버티고 있기에 김현수가 1루 수비를 겸할 수밖에 없다. 결국 부담 속에서 경기를 치러야만 한다.

    김현수의 오른 발목에는 테이핑이 두껍게 감겨져있다. 시즌 초부터 뼛조각이 돌아다니는 발목으로 경기를 치르고 있다. 심한 통증에도 "테이핑을 감아야 안 아프죠"라면서 신발끈을 바짝 조이는 김현수가 가을야구에서 웃음을 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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