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안 풀리네' 두산 김진욱(왼쪽), 넥센 염경엽 감독.(자료사진=윤성호 기자)
두산이 '잠실 대혈투'에서 반격의 1승을 올렸다.
두산은 11일 잠실에서 열린 넥센과 준플레이오프(PO) 3차전에서 연장 14회말 이원석의 끝내기 안타로 4-3 신승을 거뒀다.
2연패 끝에 두산은 소중한 1승을 거뒀고, 넥센은 PO 진출을 다음 기회로 미뤘다. 두 팀은 12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4차전을 치른다. 넥센은 문성현, 두산은 이재우를 선발 투수로 내세운다.
경기 후 승장이나 패장이나 아쉬움을 드러냈다. 두 팀 모두 연장 14회 이전에 이길 뻔한 상황이 있었지만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는 것이다.
먼저 기자회견장에 들어온 염경엽 넥센 감독은 "연장 11회 찬스를 살리지 못한 게 가장 아쉽다"고 곱씹었다. 당시 넥센은 선두 대타 이성열의 중전 안타로 출루했고, 상대 투수 윤명준의 견제 악송구로 대주자 김지수가 3루까지 가는 기회를 잡았다. 외야 뜬공, 혹은 느린 땅볼이면 역전 점수를 낼 수 있었다.
그러나 1, 2번 서건창, 장기영이 연속 삼진을 당했다. 특히 장기영은 1볼-2스트라이크에서 높은 공에 번트를 대려다 어이없이 삼진으로 물러났다. 염감독은 "사실 오윤 대타 카드가 있었는데 장기영의 타격감이 좋아서 놔뒀다"면서 "그런데 어떤 생각으로 그런 플레이를 했는지는 물어봐야 할 것 같다"고 씁쓸하게 웃었다.
김진욱 두산 감독도 승리하긴 했지만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초반 1회 선취점을 낸 뒤 4회 최준석, 홍성흔의 연속 타자 홈런으로 잡은 승기를 지키지 못하고 하마터면 3연패로 가을야구를 마감할 뻔했기 때문이다.
특히 추가점이 절실했던 5회 무사 1루에서 번트 대신 강공으로 갔다가 무득점에 그친 상황이 아쉬웠다. 김재호는 3볼-1스트라이크에서 중견수 뜬공에 그치며 진루타를 치지 못했고, 이종욱의 유격수 병살타로 이닝이 종료됐다.
김감독은 "사실 7회 동점 3점포를 맞고 나니까 5회 추가점 실패가 아프게 다가오더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김재호는 오재영과 승부를 잘 한 데다 앞선 타석도 타구가 잘 맞았고, 볼 카운트도 좋았다"며 강공 이유를 들었다. 김재호는 올해 오재영에게 1타수 1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4시간 43분 역대 준PO 최장 시간 대혈투를 펼친 넥센과 두산. 어쩌면 1점 차 살얼음 승부가 펼쳐지긴 했지만 서로 경기를 끝낼 기회를 놓쳐서 생긴 기록일 수도 있는 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