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게티이미지 제공)
"5이닝만 던져도 충분하다는 마음으로 1회부터 전력으로 던질 생각입니다."
메이저리그에서의 첫 포스트시즌 경험은 류현진(26, LA 다저스)에게 그저 씁쓸함을 남겼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3차전에서의 3이닝 4실점. 포스트시즌이었던 탓에 만회할 기회도 주어지지 않았다. 덕분에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처음으로 5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류현진에게 다시 기회가 왔다. 이번에는 1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3차전 홈 경기다. 세인트루이스 선발은 올 시즌 19승9패 평균자책점 2.94를 기록한 정상급 투수 애덤 웨인라이트다.
특히 다저스가 1~2차전에서 잭 그레인키, 클레이튼 커쇼를 내고도 모두 패했기에 류현진의 어깨가 어느 때보다 무겁다.
류현진은 14일 기자회견에서 "원정에서 두 번 지고 왔기 때문에 조금 부담은 있다. 하지만 이제 홈으로 왔고, 홈에서 많은 팬들이 있기 때문에 선수들도 열심히 할 거라 생각한다"면서 "이제 5경기에서 4경기를 이겨야 하기 때문에 내일부터는 계속 이길 수 있는 방향으로 열심히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긋지긋한 1회 징크스 탓에 류현진에게는 초반 승부가 가장 중요하다. 류현진도 뒤를 보지 않고, 시작부터 전력투구를 할 계획이다.
류현진도 "초반에 항상 실점이 많았는데 아예 안 하면 좋고, 하더라도 3회 이전까지 실점을 최소화하겠다"면서 "포스트시즌에서는 선발이 길게 던지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투구수를 알맞게 던지는 것이 중요한데 처음부터 힘있는 투구를 하겠다. 5이닝만 던져도 충분하다는 마음으로 1회부터 계속 전력으로 던질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다저스 타선이다. 다저스 타선은 1~2차전에서 단 2점을 뽑는데 그쳤다. 선발 그레인키가 8이닝 2실점, 커쇼가 6이닝 1실점(비자책) 호투를 펼치고도 다저스가 연패한 이유다.
하지만 류현진은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상대 선발도 머리 속에서 지웠다. 그저 세인트루이스 타자들을 막을 생각만 하고 있다.
류현진은 "선수들이 다들 치려고 생각하고 있기에 두 경기에서 점수를 못 냈다고 해서 부담은 전혀 없다. 언제 방망이가 터질 지 모르니까 매 경기 열심히 할 생각"이라면서 "항상 말하지만 나는 상대 투수와 상대하는 것 아니고, 상대 타자와 상대한다. 상대 투수가 아무리 잘 던져도 내가 상대 타자를 잘 막으면 된다. 상대 투수 누군지는 신경 안 쓰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다저스는 16일 4차전 선발로 리키 놀라스코를 예고했다. 디비전시리즈처럼 1차전 선발을 당겨쓰지 않았다. 그만큼 류현진을 믿고 있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