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福島) 원전의 오염수 탱크가 기울어지게 설치된 사실이 현장 작업자에게 공유되지 않아 오염수 유출 사고가 난 것으로 파악됐다.
후쿠시마 원전 운영업체인 도쿄전력은 15일 오염수 유출 사고에 관해 일본 원자력규제청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이같이 설명했다.
이달 2일 후쿠시마 제1원전의 'B남(南)' 오염수 탱크 군에서는 탱크 상부에서 오염수가 넘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장에는 탱크 5기가 동서 방향으로 경사지에서 한 줄을 이루고 설치돼 있다.
비가 내려 탱크 주위를 둘러싼 높이 30㎝의 보 안에 고인 물이 넘칠 것으로 우려되자 도쿄 전력은 이 물을 퍼 올려 탱크에 저장하도록 했다.
탱크 5기가 배관으로 연결돼 있고 서쪽보다 동쪽이 낮아서 동쪽 끝에 설치된 탱크는 서쪽 끝에 설치된 탱크보다 빨리 만수위(滿水位)에 달하는 구조였다.
이를 아는 직원도 있었지만, 당일 현장에서 대응한 모든 이들에게 이런 사실이 공유되지는 않았다.
탱크 수위를 점검한 도쿄전력 직원은 탱크가 기울어진 것을 몰랐다.
그는 동쪽 끝 탱크 상부에 설치된 맨홀 3개 중에서 동쪽 끝 맨홀이 아닌 중앙 맨홀을 통해 수위를 가늠했다.
이 때문에 동쪽 끝 부분에서 물이 넘칠 상황이라는 것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고 결국 누수를 막지 못했다.
최근 후쿠시마 원전에서 작업자의 실수로 말미암은 오염수 누출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데 보고서에 드러난 것과 같은 소통 부족이 문제를 더 키운 것으로 보인다.
도쿄전력은 유사 사고를 막으려고 각 탱크 보에서 임시 저장 탱크로 고인 물을 옮길 수 있는 이송관을 설치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또 중장기적으로는 탱크 주위를 둘러싼 보를 현재보다 높게 설치해 물이 넘치는 것을 막기로 했다.
아울러 작업 내용을 기재한 '커뮤니케이션 시트'(sheet)를 활용해 구두(口頭) 소통에 의한 혼란을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9월 중순 이후 최근까지 오염수 등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120명을 추가 투입한 데 이어 도쿄전력 사원 40명, 관련회사와 타 전력회사 인력 40명 등 80명을 증원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