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한국 시각) 세인트루이스와 내셔널리그(NL) 챔피언십 시리즈(CS) 4차전에서 2-4로 진 LA 다저스. 이날 패배로 시리즈 전적 1승3패로 벼랑 끝에 몰렸다.
4선발 리키 놀라스코가 4이닝 만에 3실점, 초반 승기를 뺏기면서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무엇보다 고비마다 타선이 병살타 3개로 찬물을 끼얹으며 득점 지원을 해주지 못했다.
여기에 2-4로 뒤진 7회 나온 닉 푼토의 견제사도 뼈아팠다. 푼토는 1사에서 2루타를 치면서 단숨에 득점권에 나가 추격에 대한 희망을 키웠다. 마침 공격도 1번 칼 크로퍼드부터 진행되는 상위 타순이었다. 잘만 하면 1점 차 추격, 동점까지도 바라볼 상황이었다.
그러나 푼토는 투수 카를로스 마르티네스의 견제에 걸려 아웃됐다. 지나치게 3루 쪽으로 리드했다가 미처 귀루하지 못하고 횡사했다. 순식간에 추격 분위기가 싸늘하게 식어버린 순간이었다.
이때 1점이라도 냈다면 8회 상위 타순에서 동점을 기대해 볼 만했기 때문이다. 잔뜩 희망을 줬다가 절망을 안긴 점에서 2루타를 치지 않은 것만 못한 결과가 나왔다. 미국 CBS스포츠가 '용서할 수 없는 주루사'라는 표현까지 썼을 정도였다.
사실 푼토는 3루 도루를 노리고 있었다. 1사 3루면 외야 뜬공이나 느린 땅볼이어도 1점을 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경기 후 푼토는 "만약 마르티네스가 보지 않았다면 뛰려고 했다"면서 "유격수 피트 코즈마는 떨어져 있었고, 2루수 맷 카펜터가 근처에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나는 뛰려는 의도가 있었고, 코즈마가 살금살금 다가와서 견제 송구를 받는 등 플레이를 잘 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뼈저린 반성을 내놨다. 푼토는 "모두 내 책임"이라면서 "나는 위험 지대에 있었고, 그라운드에서 외롭게 걸어나와야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너무 공격적인 주루 플레이로 팀을 나쁜 상황에 처하게 했고, 우리는 상승세를 잃게 됐다"고 자책했다.
푼토를 잡아낸 코즈마는 "푼토의 리드가 큰 걸 봤다"면서 "그래서 뒤로 달려갔고 마르티네스도 나를 봤다"고 상황을 돌아봤다. 이어 "정말 그 찰나에 마르티네스와 눈이 맞았다"면서 "이것은 일종의 느낌으로 한 플레이"라고 강조했다.
다저스로서는 재앙이었지만 세인트루이스에는 축복과도 다름없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