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종영한 MBC드라마 ‘투윅스’에서 서인혜 역으로 열연을 펼친 박하선이 서울 목동 CBS사옥에서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황진환기자
“스트레스가 많은 아기 엄마 역할을 위해 43Kg까지 감량했었죠.”
배우 박하선(26)이 달라졌다. 천상 여자같이 가녀리고 수동적인 이미지의 연기를 주로 해왔던 그는 최근 종영한 MBC 드라마 ‘투윅스’에서 어린 딸 수진이를 홀로 키우는 당찬 30대 미혼모 서인혜 역으로 안방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극중 서인혜는 모든 것을 갖춘 젠틀한 형사 임승우(류수영)와 약혼했지만 백혈병을 앓는 수진이의 골수를 기증받기 위해 첫사랑이자 수진이의 생부 장태산(이준기 분)을 만나게 된다. 박하선은 강인한 엄마이자 여전히 청초한 첫사랑이라는 서인혜의 양극단 이미지를 표현해내기 위해 몸무게를 5Kg이나 감량했다.
“인혜는 태산에게 첫사랑이자 아픈 수진이의 엄마라 예민한 면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어요.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당시 몇몇 팬들이 통통하다고 지적하기도 해서 이 참에 살을 확 빼버렸죠. 요즘은 체력이 떨어져서 평소 하던 암벽등반은 못하고 필라테스와 걷기 운동만 하고 있어요.”
탤런트 박하선. 황진환기자
‘투윅스’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소현경 작가 특유의 치밀하고 긴장감 넘치는 대본과 이준기, 김소연, 류수영, 박하선 등 주연배우들의 호연이 고루 어우러지며 ‘올해의 명품 드라마’라는 찬사를 받은 작품. 특히 딸 수진을 살리기 위한 박하선의 눈물겨운 모성애 연기는 시청자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박하선은 이런 인혜 역을 연기하기 위해 많은 것을 준비했다. 캐스팅을 따내기 위해 직접 소현경 작가를 찾아가는가 하면 시청자 의견을 꼼꼼히 모니터링해 의상부터 헤어스타일에 반영하기도 했다.
“소작가님의 드라마 ‘내 딸 서영이’를 보며 작가님의 작품에 꼭 출연하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어요. 마침 ‘투윅스’에 바로 들어가신다는 얘기를 듣고 직접 찾아뵀죠. 처음에는 소작가님이 ‘아직 젊은데 애기 엄마 역할을 할 수 있겠냐’라고 만류하셨지만 저는 태산과 인혜의 사랑에도 공감 갈 뿐 아니라 아이도 좋아해서 할 수 있다는 각오를 보여드렸죠. 정말 팬심으로 출연해 팬심으로 연기했어요. 연기하며 다음 대본이 기다려지는 드라마라고나 할까요. 하하”
탤런트 박하선.황진환기자
극중 인혜의 청순한 반묶음 헤어스타일은 박하선의 아이디어다. 첫사랑의 이미지를 극대화하면서도 엄마들이 치렁치렁한 긴머리를 선호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런 헤어스타일을 하게 됐다고.
“시청자게시판에 보면 인혜가 애엄마같지 않다고 지적하시는 시청자들이 많았어요. 하지만 작가님께서 용기를 주셨죠. 태산, 승우와 케미도 맞아야 하고 수진이에게 친구같고 언니같은 엄마여야 한다고. 헤어스타일에 대한 지적이 있어서 머리는 다 묶지 않고 반묶음으로, 의상도 치마처럼 보이는 바지를 입었구요. 무균실에 들어갈 때 화장이 진하다는 시청자들 지적을 보고 아예 아이라인, 속눈썹 싹 지우고 들어갔죠.”
노력의 결실은 달콤했다. 박하선은 “최고는 아니었지만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라며 “내 필모그래피에 명작을 하나 추가할 수 있어 기쁘다”라고 미소지었다.
탤런트 박하선. 황진환기자
매 번 작품 속에서 성실히 연기를 펼쳐나가는 박하선은 그동안 알뜰히 모은 돈으로 얼마 전 부모님의 집을 사드리기도 했다. ‘하이킥’이후 CF여왕으로 등극한데다 그간 쉬지 않고 연기생활을 해온 결과물이다. 갖고 있는 통장만 10여 개. 신용카드는 잘 쓰지 않고 체크카드를 주로 쓰며 과소비하지 않는 습관을 갖고 있다.
박하선은 “연기활동을 반대했던 아버지도 이제 묵묵히 연기활동을 지원해주신다”라며 “이제 내 집을 갖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결혼은 언제 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러게요, 저 생활력 있는데...”라고 웃어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