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복서' 이시영(31·인천시청)이 경기 중에 어깨가 빠졌지만 혼자서 이 부상을 해결했다.
21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8강전에서 김하율(19·충주시청)에게 판정패(1-2)한 이시영은 "오른쪽 어깨가 빠졌지만 자주 겪던 일이어서 내가 직접 끼워 넣었다"고 말했다.
이시영은 이날 3라운드 경기중 김하율의 주먹에 오른 어깨를 맞아 잠시 주저앉았다.
이시영은 "훈련 중에 어깨가 빠진 적이 있는데 그때부터 습관적으로 어깨가 탈구됐다"며 "자주 있는 일이어서 스스로 해결할 수 있었다"며 아무렇지 않은 듯 경기 상황을 설명했다.
최근 국제아마추어복싱협회(AIBA)는 전체 경기에서 상대에게 펀치를 더 많이 적중시킨 선수가 이기는 방식에서 라운드별로 우세한 경기를 치른 선수가 승리하도록 채점 방식을 변경했다.
이는 외곽에서 정확한 펀치로 점수를 올리는 이시영에게 불리하게 적용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이시영은 "새 규정이 나에게 불리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어떤 규정이어도 잘한 선수가 승리하는 것은 똑같다"며 규정 때문에 패배한 것이 아님을 확실히 했다.
그는 앞으로도 복싱 선수 생활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다소 많은 나이 탓에 앞으로 선수 생활을 이어가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크게 웃은 이시영은 "큰 무리가 없고 일정이 허락한다면 지금처럼 훈련해서 계속 경기에 나가고 싶다"며 강한 의지를 밝혔다.
그는 "많은 분이 응원하러 오셨는데 졌다"며 "결과에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음에는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서 다시 도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이시영을 꺾은 김하율은 4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이시영과 맞붙은 상대다.
당시 이시영에게 20-22로 판정패한 김하율이 "억울하다"고 말한 것이 알려지면서 유명인인 이시영이 김하율보다 유리한 판정을 받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리턴 매치에서 이시영을 꺾은 김하율은 당시 발언에 대해 "경기에서 진 아쉬움에 한 말인데 (이시영) 언니에게 상처가 됐을 것 같다"며 사과했다.
이날 체육관에는 이시영을 응원하는 소리로 체육관이 가득 찼다.
그러나 체육관 한쪽에는 '국가대표선발전을 기억하며 지옥훈련을 해왔다.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다. 오늘 확실히 보여주겠다'는 내용으로 김하율을 응원하는 플래카드도 걸려 있었다.
김하율은 "연예인인데도 열심히 훈련하는 (이시영) 언니와 다시 붙을 수 있어서 좋았다"며 경기를 치른 소감을 밝혔다.
그는 "하루 1∼2차례 훈련하다가 하루 3번씩으로 훈련 강도를 높이고 충주 남산을 뛰어서 오르는 등 지옥훈련을 소화했다"며 승리 비결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