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수비 요정!' 삼성 좌익수 최형우가 24일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두산 김현수의 장타를 몸을 날려 펜스에 부딪히면서 잡아내는 모습.(대구=삼성 라이온즈)
프로야구 한국시리즈(KS) 2차전이 열린 25일 대구구장. 경기 전 삼성 4번 타자 좌익수 최형우는 전날 패배가 못내 아쉬운 표정이었다.
1차전에서 삼성은 두산 선발 노경은에 막혀 2-7 패배를 안았다. 4번 타자 최형우도 4타수 무안타에 머물렀다. 특히 8회 1-7로 뒤진 2사 만루 기회에서 1루 땅볼로 물러났다.
최형우는 "정말 공이 크게 보였다"면서 "컨디션은 괜찮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내가 못 쳤기 때문에 졌다"고 자책했다.
하지만 최형우는 수비에서 빛났다. 3회 상대 김현수의 장타를 몸을 날려 펜스에 부딪히면서까지 잡아냈다. 홈런은 물론 최소 2루타는 될 타구였다. 이에 대해 최형우는 "내 몸이 푹신해서 다치지 않는다"며 취재진의 웃음을 자아냈다.
곧이어 자신만의 장점으로 꼽았다. 최형우는 "다른 선수들은 무서울지 모르지만 펜스에 몸을 부딪히는 수비는 자신이 있다"면서 "수비할 때 적잖은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슬라이딩에 대해서는 손사래를 쳤다. 최형우는 "몸을 날려 슬라이딩하면 3년은 쉬어야 한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포수 출신의 최형우는 179cm, 86kg의 듬직한 체구를 갖췄다. 거구인 까닭에 슬라이딩을 하다 자칫 부상을 입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최형우는 "펜스는 얼마든지 부딪힐 수 있지만 절대 슬라이딩하는 모습을 볼 수 없을 것"이라고 다시금 못박았다. 아쉽지만 일단 펜스 플레이에서만큼은 '수비 요정'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