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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1조 적자 난다면서 성과급은 '펑펑'

금융/증시

    산업은행, 1조 적자 난다면서 성과급은 '펑펑'

    홍기택 한국산업은행장이 29일 국회 정무위원회 한국산업은행, 한국정책금융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윤창원기자

     

    대표적인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임원 급여는 대폭 올리고 퇴직 임원의 상당수는 ‘낙하산’ 재취업에 성공하는 등 민영화 와중에도 방만 경영을 일삼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홍기택 KDB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은 29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올해 예상 실적을 묻는 새누리당 강석훈 의원의 질의에 최악의 경우 1조원에 달하는 적자가 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홍 회장은 “금융위기 이후 조선, 해운, 철강회사 수익성이 나빠졌고 이는 일정 기간 뒤에 재무적으로 반영되는 경향이 있는데 이번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산업은행의 이런 전망에는 정책금융공사와의 재통합에 따른 재무구조 악화 가능성도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KDB금융지주의 BIS비율은 6월말 기준 14.87%으로 작년 말(15.49%)보다도 떨어졌다.

    문제는 사정이 이런데도 주력 계열사인 산업은행은 지난해 공공기관에서 지정 해제되자마자 임원들의 임금을 대폭 올린 것이다.

    민주당 강기정 의원이 산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장과 이사 등 임원 임금은 전년대비 10% 가량 올랐다.

    특히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3500여억원 적자를 기록한 올해에도 성과급 잔치를 계속한 것은 물론, 이례적으로 이미 지난 7월까지 1년 성과급의 대부분을 지급 완료했다.

    강 의원은 “정책금융공사와의 통합 및 민영화 중단에 따른 책임 논란에 휩싸이기 전에 미리 챙겼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고 지적했다.

    산업은행 퇴직 임원들의 전관예우도 도마 위에 올랐다.

    2011년 이후 재취업한 산업은행 퇴직 임원 35명 전원은 3개월 내에 재취업에 성공했고, 대우조선해양이나 쌍용양회 등 산업은행이 지분을 보유한 기업들로의 ‘낙하산 취업’도 전체 임원 재취업의 절반을 넘었다.

    올해 들어서도 7월까지 벌써 11명의 퇴직 임원들이 기업체로 자리를 옮겼다.

    투자금융부문 안모 전 부문장은 KDB생명보험 부사장으로, 최모 전 경인지역본부장은 에콘힐자산관리 CFO(재무최고책임자) 등으로 영전했다.

    이처럼 산업은행 전현직 임원들은 제 밥그릇은 확실히 챙기면서도 주채권은행으로서의 직무에는 태만했다.

    민주당 정호준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산업은행이 동양그룹으로부터 재무구조 개선약정과 자구계획을 제출받고도 주채무계열에서 제외됐다는 이유로 관리를 소홀히 한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여야 의원들은 이밖에도 대우조선해양 임직원들의 납품비리 등 ‘수퍼 갑(甲)질’을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산업은행이 나몰라라 했다고 한 목소리로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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