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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들, 국내 주택사업 손 떼고 신사업 추진

부동산

    건설사들, 국내 주택사업 손 떼고 신사업 추진

    • 2013-11-07 17:40

     

    국내 건설사들이 부동산 장기 불황을 피하려고 민간 주택사업 비중을 대폭 축소하거나 사실상 손을 떼기로 했다.

    대신 건설사들은 국내 주택사업을 자제하고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거나 국내에서 에너지와 호텔업·레저 등 다른 사업에 잇따라 진출, 변신을 모색하고 있다.

    ◇ 건설사들, 국내 민간 주택사업 축소하거나 손 떼

    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동부건설[005960]은 국내 주택사업 비중을 매출의 10% 이내로 줄이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런 방침은 사실상 대규모 민간 주택 건설사업에서 서서히 손을 떼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동부건설은 한때 총매출의 30% 수준까지 국내 주택사업을 추진했으나 최근 대규모 개발사업인 김포풍무지구 사업이 분양률 저조로 타격을 입었다.

    동부건설은 앞으로 직접 민간 주택건설사업을 하지 않는 대신 사업 경험을 토대로 주택컨설팅사업 등으로 방향을 돌리기로 했다.

    GS건설[006360]은 2009년까지만 해도 '자이' 브랜드를 앞세워 연간 2만여가구의 아파트를 분양하며 국내 주택사업에 매진했다. 그러나 당시 전체 매출의 약 3분의 1가량에 달하던 주택사업 비중은 현재 11%로 3분의 1토막이 났다.

    주택부문 매출액 기준으로는 주택사업 비중이 34%로 최대치에 달한 2009년 2조5천억원에서 작년 1조1천억원선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GS건설은 주택 경기 부진이 장기화할 것으로 판단, 작년 말 주택사업본부와 건축사업본부를 건축주택사업본부로 통합했다.

    두산건설[011160]도 전체 매출에서 최대 60%에 육박하던 주택사업 비중을 대폭 축소했다. 작년 2천가구를 웃돈 신규 일반분양이 올해 100가구로 쪼그라들었다.

    SK건설은 2006년 20%에서 작년 6%선으로 축소된 주택사업 비중을 계속 유지할 계획이다.

    SK건설 관계자는 "현재와 같은 부동산시장 불황이 지속하는 한 공격적인 주택사업을 벌이긴 어렵다"며 "분양 위험을 최소화하는 등 보수적인 전략을 펼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이나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등 절차를 밟는 건설사들도 자금조달의 어려움 등으로 주택사업에 손을 대지 못하는 실정이다.

    활황기 때 톱스타 모델을 앞세워 분양 몰이에 나선 경남기업[000800]의 국내 민간 주택사업 비중은 1.5%에 불과하다. 최근 워크아웃 신청으로 동탄2신도시 등 예정된 분양 계획 이행도 불투명해졌다.

    법정관리 중인 남광토건[001260]도 전체 매출에서 50%에 달하던 국내 주택사업 비중을 20% 이내로 축소했다. 최근 2년간 신규 아파트 분양을 한 건도 하지 않았다.

    경남기업 관계자는 "주택사업이 공공사업보다 수익성이 좋아 분양 성공에 대한 확신이 있다면 주택사업 비중을 늘리고 싶지만, 시장 상황이 받쳐주지 않아 어렵다"고 말했다.
    ◇ 건설사, 에너지·호텔·레저 등 신사업 진출

    건설사들은 이처럼 국내 주택사업을 축소하고 해외 사업이나 아예 다른 분야로 속속 눈을 돌리고 있다.

    GS건설은 국내 주택 사업 매출 감소를 만회하기 위해 플랜트와 발전·환경 분야에서 해외 수주를 늘린다는 전략이다.

    한화건설은 줄어든 주택 부문 매출을 해외 사업을 통해 만회하려 하고 있다. 한화건설은 '꿈에그린', '갤러리아 포레', '갤러리아 팰리스', '오벨리스크' 등의 다양한 브랜드를 앞세워 주택 사업에 주력해왔으나 주택 경기 침체로 인해 전체 매출에서 주택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2007년 53%에서 작년 16%로 3분의 1로 급감한 상황이다.

    지난해 80억달러 규모에 이르는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개발 사업을 수주하는 등 해외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선 덕분에 2007년 전체 매출의 1%에 불과했던 해외부문 매출을 2012년 33%로 크게 늘린 한화건설은 향후 중동과 아프리카에서의 입지 강화를 꾀하며 해외 매출 비중을 더 늘린다는 계획이다.

    불과 5∼6년 전까지 '한라비발디'라는 브랜드를 내세운 아파트사업으로 짭짤한 매출을 올린 한라건설은 최근 사명을 '한라'로 변경하고 새로운 먹을거리 발굴을 위한 포트폴리오를 짜고 있다.

    한라[014790]는 미래사업본부를 신설해 주택을 대체할 신규 사업으로 환경, 에너지, 해외 플랜트 사업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한라 관계자는 "국내 주택사업을 아예 접는 것은 아니지만, 성장 한계가 뚜렷한 만큼 해외사업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겠다"고 설명했다.

    동부건설은 화력발전사업으로 방향을 틀었다.

    당진과 강릉에 총 3천300MW 규모 석탄화력발전소 건설허가를 따내 민간 석탄화력발전사로 탈바꿈하고 있다. 더불어 동부발전당진㈜이 발주한 1조8천억원 규모의 '동부그린발전소' EPC(설계·조달·시공) 건설 공사와 총 4조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강원도 강릉 석탄화력발전소 EPC 건설 공사도 수행해 이익을 낼 계획이다.

    그동안 주택건설 사업에 치중해온 호반건설과 부영그룹 등도 주택 경기 부진 속에 각각 쇼핑몰 사업, 호텔·레저업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호반건설은 지난 4월 판교신도시에 고급 식음료점이 입점한 스트리트몰 '아브뉴프랑'을 열며 쇼핑몰 사업에 나섰다. 부영은 2011년 무주덕유산리조트를 인수한 데 이어 작년 10월 전남 순천시에 퍼블릭 골프장을 개장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주택사업은 점차 한계 상황에 도달할 것"이라며 "해외건설사업 노하우가 없는 건설사는 새로운 사업을 찾지 않으면 생존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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