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드래곤' 이청용(오른쪽)은 하대성, 구자철에 이어 홍명보 감독 부임 후 세 번째 축구대표팀 주장을 맡았다. 윤성호기자
생애 첫 주장. 그것도 축구대표팀에서 차게 된 주장 완장. ‘블루 드래곤’ 이청용(25.볼턴)이 진짜 한국 축구대표팀의 ‘에이스’가 됐다.
15일 스위스, 19일 러시아와의 2연전을 앞두고 있는 홍명보 감독은 이청용에게 주장 완장을 맡겼다. 하대성(서울)과 구자철(볼프스부르크)에 이어 홍명보 감독 부임 후 세 번째 주장이다.
지금까지 대표팀 주장은 미드필더나 수비의 중앙 즉, ‘허리’에서 팀의 중심을 잡아주는 선수의 몫이었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팀 내 최고참이 맡아 팀 분위기를 추스르는 역할을 하는 것이 주장이었다.
하지만 홍명보호는 다르다. 수비수 곽태휘(32.알 샤밥)을 제외하고 20대 초중반의 선수들로 완전한 세대교체를 이뤘다. 이들 사이에서 이청용은 ‘고참’이다. 벌써 A매치 기록도 50경기나 된다. 이청용보다 많은 A매치 출전 기록을 갖고 있는 선수는 56경기의 정성룡(28.수원)과 이근호(28.상주), 53경기의 기성용(24.선덜랜드)뿐이다.
경기력 면에서도 이청용은 한국 축구대표팀의 ‘에이스’다. 오른쪽 측면에 배치된 그는 측면과 중앙을 오가는 왕성한 활동량을 통해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하고 있다. 2년 전 당했던 정강이 이중 골절의 큰 부상을 극복하고 제2의 전성기를 몸소 선보이고 있다.
스위스와의 경기를 하루 앞둔 14일 경기도 파주NFC(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연 홍명보 감독은 이청용에게 주장을 맡긴 이유로 지난 6월 부임 당시 내걸었던 슬로건인 ‘원 팀(One Team), 원 스피릿(One Spirit), 원 골(One Goal)’을 다시 언급했다.
1명의 독보적인 주장보다는 대표팀 구성원 모두가 주장이 되어 팀을 이끌어가는 것이 더 낫다는 생각을 공개했던 그는 “나도 해봤지만 주장은 굉장히 어렵고 책임감이 큰 자리”라며 “월드컵 본선에서는 한 명이 주장 역할을 해야겠지만 그에 앞서 주장을 경험한 선수들이 도와준다면 팀에 긍정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청용을 주장으로 선임한 이유를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