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용은 축구인생 최초로 주장완장을 차고 경기한 스위스전에서 결승골을 뽑으며 에이스의 확실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송은석기자
‘세계랭킹 7위’의 벽은 높고 단단했다. 그러나 홍명보호는 세계 최고 수준의 팀을 상대로 짜릿한 승리를 챙겼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스위스와의 친선경기에서 후반에 연이어 터진 홍정호, 이청용의 골을 앞세워 2-1로 역전승했다.
지난 2006년 독일월드컵 조별예선 0-2 패배 이후 7년만에 다시 만난 스위스는 국제축구연맹(FIFA) 세계랭킹 7위까지 오른 강 팀이 됐지만 한국은 대등한 경기력을 뽐내며 안방에서 승리를 챙겼다. 이로써 스위스전 상대전적은 1승1패가 됐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는 중앙 수비수 홍정호는 자신의 21번째 A매치에서 첫 골을 뽑으며 ‘포스트 홍명보’의 확실한 존재감을 선보였다. 자신의 축구 인생 최초로 주장 완장을 차고 경기한 이청용도 결승골을 뽑으며 브라질월드컵에서의 맹활약을 예고했다.
초반부터 강한 압박을 시도한 한국은 전반 7분 만에 선제골을 허용했다. 한국의 패스를 가로챈 스위스 미드필더 파팀 카사미가 가벼운 돌파에 이어 반대쪽 골대를 향해 낮게 찬 슈팅으로 스위스의 첫 골을 만들었다. 골키퍼 김승규가 몸을 날렸지만 공은 이미 골대 안으로 향한 뒤였다.
선제골을 허용한 뒤에도 한국의 공세는 계속됐다. 전반 14분 기성용의 프리킥을 김신욱이 정확하게 머리로 받아 넣었지만 오프사이드가 지적돼 아쉬움을 남겼다. 동점골은 무산됐지만 한국은 계속해서 경기장을 폭넓게 이용하는 활발한 공격 전개로 스위스를 괴롭혔다.
스위스의 공격력도 날카로웠다. 전반 23분 역습 상황에서 골키퍼 일대일 기회를 얻었지만 한국은 김승규가 침착하게 슈팅을 막아 1-1로 전반을 마쳤다.
전반에 활약이 저조했던 김보경을 대신해 이근호를 교체 투입한 한국의 공격은 후반 들어 더욱 활기를 띠었다. 후반 11분과 13분 나란히 김신욱의 패스를 받은 이청용과 이근호가 완벽한 득점 기회를 잡았지만 모두 상대 골키퍼 정면으로 향한 공은 동점골로 연결되지 못했다.
하지만 후반 들어 맞은 세 번째 득점 기회는 골로 마무리했다. 이근호의 슈팅으로 만든 후반 14분 코너킥 상황에서 기성용이 낮게 찬 공을 향해 수비수 2명 사이로 달려든 홍정호가 정확하게 머리로 받아 넣었다.
한국의 동점골이 터진 뒤 경기는 완전히 일방적인 양상으로 흘렀다. 쉴 새 없이 몰아치는 한국의 공격을 막기 위해 스위스는 연이어 선수 교체를 시도했지만 결국 한국은 다시 한번 스위스의 골 문을 열었다.